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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선 D-21]‘시민후보’ 박원순 돌풍 첫 희생양은 손학규

입력 | 2011-10-05 03:00:00

“후보못내 책임… 대표직 사퇴 朴 서울시장 선거는 지원”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4일 오후 6시 50분경 국회 의원회관을 나오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4일 범야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박영선 의원이 ‘시민후보’ 박원순 변호사에게 패배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박 변호사가 축복 속에 단일후보로 선출됐지만 60년 전통의 제1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당 대표가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이용섭 대변인이 전했다.

손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하더라도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한 재·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온몸으로 뛸 것”이라고 ‘백의종군 의사’를 밝힌 뒤 “이것이 박 변호사를 더 떳떳하게 지원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사퇴하는 책임을 져야 민주당이 더 단단하고 건강하게 발전하고 변화하고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의 사의 표명은 지난해 10월 3일 전당대회 승리를 통해 당 대표에 취임한 이후 1년 만이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사퇴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으나 소속 의원 10여 명이 손 대표의 의원회관사무실을 찾아 강력하게 만류하면서 취소했다. 그러나 손 대표 측근들은 “손 대표가 사퇴 의사를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5일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손 대표의 거취 문제를 결정하기로 했다.

손 대표의 사퇴가 확정되면 전당대회 2위 득표자인 정동영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게 된다. 최고위원들이 동반 사퇴해 김진표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을 이끌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12월 초로 예정돼 있는 전대를 앞당겨 치르자는 주장이 대두할 가능성이 높다.

박 변호사는 이날 ‘혁신과 통합 통카페’ 행사에 참석해 “손 대표가 사퇴하면 선거를 함께 치르는 데 지장이 있을 것 같다. 손 대표가 계속 남아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비주류연합체인 ‘민주희망 2012’는 긴급 회동을 하고 “손 대표의 사퇴는 경선 불복으로 비칠 수 있는 무책임한 태도”라며 사퇴 철회를 요구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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