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 가족이 아프리카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따낸 업체 C&KI로부터 26만여 주의 신주인수권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외교통상부는 지난해 12월 C&KI가 개발권을 따낸 것을 자원외교 성과로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후 주당 3400원대에 머물던 이 회사 주가는 올해 1월 1만6000원대로 올랐다. 신주인수권을 주식으로 전환한 조 씨 가족은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정부 발표와 주식 매매 시점이 겹치면서 비리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조 씨는 외교부 제1차관을 지낸 외교 관료 출신으로 현재 C&KI 고문이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국무총리실 차장이던 지난해 민관(民官)대표단을 이끌고 카메룬을 방문해 C&KI의 광산 개발권 획득을 지원했다. 외교부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이 광산의 다이아몬드 매장량이 4억2000만 캐럿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은 C&KI가 스스로 홍보한 수치로 크게 과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개발사업도 지지부진하다. 나중에 주가가 출렁이면서 많은 소액투자자가 피해를 봤고 C&KI는 주가 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박 전 차관은 어제 ‘당신이 미스터 아프리카입니까’라는 책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그는 이 책에서 카메룬 방문에 동행했던 대표단에게 “돈 몇 푼 벌려고 주식투자를 하면 반드시 다치게 될 것”이라며 “여러분뿐 아니라 친구 친인척 누구든 이 회사 주식을 단 한 주도 사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썼다. 그는 “다이아몬드에 사심이 들어가면 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지만 C&KI의 사실상 특수관계인으로 회사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조 씨가 신주인수권 26만 주를 챙긴 데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조 씨의 비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