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관련 기사 찾아… 토론하고 답변 보완… 대입면접 연습에 ‘딱’
신문활용교육(NIE)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끌려면 ‘2011 대한민국 NIE 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는 교사들의 지혜를 배우자. 김준성 광주 염주초교 교사는 매일 아침 신문 스크랩을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한다(왼쪽). 정미애 대구 경상중 교사는 기사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보게 하고(가운데), 김지선 안산 동산고 교사는 신문 스크랩을 통해 수시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시킨다. 김준성 정미애 김지선 교사 제공
■ 광주 염주초 김준성 교사
사회수업 토대 신문제작 ‘흥미 100배’
신문은 대략 한 달마다 나온다. 전체 학생을 6개 팀으로 나눠 각각 신문을 만들도록 한다. 각 팀은 사회생활부 자연과학부 문화예술부 광고편집부 등 4개 취재부서로 세분했다.
각 팀은 취재계획서를 먼저 작성한다. 계획서를 바탕으로 취재한 뒤 사절지에 신문을 만든다. 직접 기사를 쓰고, 사진이나 그 밖의 자료를 붙이고 색깔 펜으로 꾸민다. 신문이 완성되면 서로 돌려가며 읽고 평가한다. 매달 ‘기사왕’도 선정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의 신문 제작 능력도 좋아지고 있다.
교실의 뒤쪽 벽에는 ‘와글와글 신문 토론’ 게시판이 있다. 김 교사가 신문에서 찾아낸 쟁점을 붙여놓으면 학생들이 틈날 때마다 의견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토론이 이뤄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쓰레기 매립장 설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시민의식은 문제가 있다’는 주제에 대해 정예은 양은 ‘자신의 지역에 혐오시설이 들어와 땅값이 하락하고 악취가 날 것을 걱정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반대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 대구 경상중 정미애 교사
공연일정+리뷰로 음악달력 만들어
‘음악 캘린더 만들기’는 신문을 활용해 학생들이 직접 한 달간의 공연일정표를 만드는 수업이다. 2학년 3반 이수미 양은 8월 달력을 만든 뒤 △3일 오후 8시, ‘약 일래라 토끼 간이 약 일래라’ 경주보문야외공연장 △5∼7일,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12∼28일, 2011 대구국제재즈축제 △18∼28일, 2011 전국 대학 뮤지컬 페스티벌 등을 채워 넣었다. 정보는 모두 신문의 문화면에서 얻었다. 여기에 공연 리뷰 기사까지 스크랩해 넣으면 완벽한 음악달력이 된다.
학생들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주제는 기사에 나온 정보와 교과서를 비교하는 ‘플러스 마이너스 작업하기’다. 최신 내용은 보충하고 오래됐거나 고칠 부분은 빼는 식이다. 한 학생은 동아일보 8월 18일자 A22면에 나온 ‘한국의 거장과 중국의 샛별이 만나다’란 기사를 스크랩한 뒤 첼리스트 정명화(67)와 중국 피아니스트 천윈제(31)에 대한 최신 정보를 찾아 적어 넣었다. 이번 한중수교 19주년 기념 음악회가 클래식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신진 연주자를 한국에 소개하고 두 나라의 친선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는 설명도 추가했다.
이 밖에 ‘편곡해보기’는 학생들이 가사를 직접 만드는 코너다. 신문을 보면서 주제를 정한 뒤 각자 알고 있는 곡에 맞춰 가사를 쓴다.
■ 안산 동산고 김지선 교사
기사 읽고 반박의견까지… 생각 ‘쑥쑥’
NIE 수업은 방과후 학교에서 이뤄진다. 대학 수시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 대상이다. 수업의 기본은 신문 스크랩. 노트에 기사를 붙여가며 스크랩을 하되 두 종 이상의 신문을 활용한다. 전공과 관련된 기사도 찾아 붙인다. 기본작업이 끝나면 전공·학과별로 나뉘어 스크랩한 기사에 관해 서로 질문하고 토론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사교육비 총규모(20조9000억 원)를 2월 발표할 때 “10년 만에 총액이 처음으로 줄었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24만 원)는 2009년보다 2000원 감소했다”고 밝혔던 부분을 예로 들어보자.
학생들은 △정말 사교육비가 줄어들었나 △사교육 과열 양상도 주춤해졌나 등의 질문을 뽑았다. 이어 토론이 벌어졌다. “지난해 학생 수가 21만 명 줄었고 경기침체로 가계부채가 8%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사교육비는 감소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가구소득이 높고 학생 성적이 상위권일수록 사교육비 지출 규모와 사교육 참여율이 높은 점은 여전하다”는 결론도 나왔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입학사정관전형에서 마주칠 면접이나 구술고사를 준비할 수 있다. 학생들은 각자 역할을 맡아 모의면접을 치르기도 한다. 면접관이 된 학생이 지원자에게 스크랩한 기사와 관련된 질문을 던진다. 답변을 받으면 추가 질문을 한다. 이 모의면접 과정은 비디오로 녹화한다. 이후 김 교사와 함께 어떤 점이 잘됐고 부족했는지 평가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