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사퇴한 LG 트윈스의 박종훈 감독.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박 감독은 이날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올 시즌 팬과 구단의 기대에 못 미쳐 사퇴하려고 한다. 구단의 지원과 팬의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성적을 못 낸 건 나의 잘못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늘 사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결심을 굳힌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박 감독은 기자회견에 앞서 선수들을 모아 놓고 "내게는 오늘이 마지막 경기다. 물러나기로 했다"고 알렸다.
박 감독의 부임 첫 해인 지난 해 6위에 그쳤던 LG는 올 시즌 초반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6월 4일까지만 해도 8개 팀 중 가장 먼저 30승 고지에 선착했다. 하지만 6월 중순부터 부진하기 시작해 결국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년 전 부임 직후 "LG는 그동안 구단의 지원이 충분했다. 성적으로 보답하지 못한 현장은 반성해야 한다"고 했던 그의 일성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LG 구단은 "후임 감독은 정하지 않았다. 팀의 안정을 위해 빨리 새 감독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