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미래 팀 쿡/김대원 지음/264쪽·1만4000원·한스미디어
‘스티브 잡스 이야기’ ‘iCon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 ‘스티브 잡스 무한혁신의 비밀’ 등 국내에서 출간된 잡스 관련 도서만 50종이 넘는다. 이대로라면 잡스의 이름과 얼굴만 넣어도 장사가 될 지경이다. 리바이스 청바지에 검정 터틀넥 티셔츠, 흰색 뉴발란스 운동화로 대표되는 수수한 패션은, 적어도 ‘스마트 세대’에겐 마이클 잭슨의 검은 페도라와 흰 장갑보다 더한 파격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잡스 신드롬은 어디까지 갈까. 분명한 것은 그는 퇴장한 영웅이고 신화로 박제될 것이며, 따라서 생동하는 ‘진행형’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이미 스포트라이트를 애플의 새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에게 돌리고 있다.
쿡은 여러 면에서 잡스와 대척점에 있다. 출신성분부터 ‘모범생’이다. 미 앨라배마 주 오번대에서 산업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뒤 듀크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쳐 엘리트의 길을 걸었고, PC의 대명사 IBM에서 12년간 근무했다. 1997년에는 당대 최고의 업체로 급부상한 컴팩에 부사장으로 들어갔다.
쿡 최초의 ‘일탈’은 1998년 당시 추락하던 기업 애플로 이직한 것이었다. 잡스와의 5분 인터뷰는 30년간 이성을 앞세워 살던 그를 “더 창조적인 사람들과 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직관으로 이끌었다.
책은 ‘베일에 가려진 팀 쿡을 해부한 최초의 평전’이란 기치를 내걸었다. 애플과 IT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팀 쿡이 누구냐는 첫 질문을 비켜 갈 수 없다’는 저자의 생각이 책의 출발점이다. 도착 지점은 ‘팀 쿡은 형편없이 과소평가돼 있으며 애플은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