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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긴급회동… “朴에 선거 적극지원 건의”

입력 | 2011-10-08 03:00:00

■ 박근혜 재보선 지원 방식-수위 관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7일 국정감사를 하기 위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 들어가기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방식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0·26 재·보궐선거 지원에 나서기로 밝히면서도 방식과 수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7일 당내 관심은 ‘박 전 대표가 어느 정도로 뛰어줄까’에 쏠렸다. 그러나 이 문제가 당내 갈등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어 전날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 화합의 에너지를 선거전에 쏟아 부으려 했던 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지원 의사를 밝힌 직후 비박(非朴), 반박(反朴) 진영은 유불리를 계산한 ‘꼼수 지원’은 안 된다며 친박 진영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전여옥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사진이 필요하면 그 사진이 수백 장이라도 나오게 공동유세를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또 친박계 의원들을 KBS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 빗대어 “공주(박근혜)의 남자가 아니라 동료 의원으로 있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두언 의원은 “(선거 지원 수위를 놓고) 꼼수를 쓰는 것은 유권자들한테 안 통한다”고 우회적인 반박을 가했다.

친박 의원들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 모여 박 전 대표의 진로와 관련한 의견을 논의했다.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이번 선거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되, 많은 의원과 함께 다니며 세를 과시하는 구태의연한 방식보다 어렵고 그늘진 곳을 조용히 찾는 형태로 지원하는 것이 좋겠다”는 데 뜻을 모았고, 모임 결과를 박 전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친박 의원들부터 유세 때 박 전 대표를 따라다니는 것을 자제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기초단체장 선거가 열리는 지역의 연고자를 찾아 최선을 다해 돕자”는 뜻도 모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16명 정도가 모였다고 한다.

나 후보 측은 이날 박 전 대표에게 어느 정도의 지원을 요청할지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칫 당 안팎의 관심이 나 후보가 아니라 박 전 대표에게 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대위 대변인인 안형환 의원은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현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박 전 대표를 포함한 친박계와 이재오 전 특임장관과 같은 친이계가 합심해 선거를 치르게 한 성과를 이뤘지만 어떻게 뛰도록 할지를 풀어야 하는 숙제에 직면했다.

장애인체육대회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주경기장에서 열린 전국지체장애인체육대회에 참석해 한 장애인의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편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생중계로 진행된 ‘시민과의 대화’ TV토론회에 출연해 “최초의 여성 시장이 되면 새 시대를 여는 것이다. 카리스마도 중요하지만 갈등 조정의 리더십도 중요하다”며 시정운영의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두 아이를 발 동동거리며 키운 엄마로서 보육·교육 시장이 될 것”이라며 0∼2세 영아 전용 어린이집 확대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특히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는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하는 것은 분명히 반대한다. 시의회, 교육청과 대화해 예산 범위에서 합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