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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무소속 후보 검증 리포트]병역법 개정 2년뒤 작은할아버지 ‘양손자’ 입적 → 방위 판정

입력 | 2011-10-08 03:00:00

형제에서 독자로, 작은할아버지 아들 없어 ‘부친 일찍 여읜 독자’돼
3번 입영연기 아들, 입대직후 건강이유 귀가… 올해초 유학 준비도
스위스 유학간 딸, 서울대 디자인→법학부 전과… 8년간 한명뿐




《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등록한 박원순 후보는 1977년 8월∼1978년 4월 고향인 경남 창녕군 장마면사무소에서 8개월 동안 보충역(방위·이병전역) 근무를 했다. 6개월 보충역 처분을 받았으나 ‘행정착오’로 2개월 더 근무했다고 한다. 보충역 처분 사유는 ‘독자’로 나온다. 친형이 있는 그가 ‘독자’가 된 것은 13세 때인 1969년 작은할아버지의 양손(養孫)으로 입적했기 때문이다. 》
박 후보 측에 따르면 1896년생인 작은할아버지는 1941년경 일제에 징용돼 사할린으로 끌려간 후 실종됐다. 집안에서 아들이 없었던 작은할아버지의 제사라도 모시라고 박 후보를 입적시켰다는 것이다.

병무청에 따르면 모든 독자가 보충역이 되는 것은 아니다. 1967년 병역법 개정으로 부선망독자(父先亡獨子·부친을 일찍 여읜 독자)는 2대 독자, 부모 모두 60세 이상인 독자와 함께 보충역 처분 대상이 됐다. 공교롭게도 병역법 개정 2년 후 박 후보의 입적이 이뤄졌다.

처음부터 양부(養父)는 없었기 때문에 박 후보는 입적과 동시에 부선망독자가 됐고 자연스레 보충역 처분을 받았다는 것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2009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병역 기피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곤욕을 치렀던 것과 비슷한 경우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실제 입영한 것은 8년 후였다”며 고의로 병역을 기피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박 후보가 작은할아버지의 양손으로 입적하면서 자연스럽게 박 후보의 형도 독자가 돼 병역단축 혜택을 받은 것 아니냐는 물음에 박 후보 측은 “형과 관련된 문제는 답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985년생인 박 후보의 아들은 2003년 서울 강남의 한 고교를 졸업하고 한양대 물리학과에 진학했으나 중퇴하고 4수 끝에 2006년 고려대 건축학과(5년제)에 들어가 올해 2월 졸업했다. 2004년, 2006년, 2010년 세 차례에 걸쳐 현역입영 대상이 됐지만 그때마다 대학 재학을 사유로 입영을 연기했다.

올해 8월 공군에 지원해 훈련소에 입소했지만 곧 귀가 조치됐다. 박 후보 측에 따르면 고교시절 축구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후유증 때문에 훈련 중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10월 말경 재검을 받고 다시 입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후보의 아들은 올해 초 영국 런던정경대(LSE)의 한인 학생회에 입학 문제 등을 문의하는 등 영국 유학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3년생인 박 후보의 딸은 2002년 서울대 디자인학부에 입학했으나 2006년 법학부로 전과했다. 서울대에 따르면 2002∼2009년 다른 학부에서 법학부로 전과한 학생은 모두 308명인데 이 중 예술계인 디자인학부에서 법학부로 옮긴 학생은 박 후보의 딸이 유일하다.

박 후보의 딸은 졸업 후 올해 7월경 스위스로 유학을 떠났다. 박 후보 측은 “제네바아카데미에서 법학석사(LLM)과정을 밟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9월까지 ‘빌스도르프재단’으로부터 3만5000스위스프랑(약 4500만 원)의 장학금을 제공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재단은 세계적인 명품 시계업체인 롤렉스가 설립했다. 박 후보 측은 “서울대 법학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박 후보의 딸이 LSE에도 합격했으나 장학금 지원 조건이 좋은 제네바아카데미를 택했다”고 밝혔다.

■ 서울시장 후보 검증팀  

▽ 정치부
김기현 이승헌 고성호 이남희 윤완준 기자  
▽ 사회부
박진우 김재홍 유성열 노인호 장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