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노조 498개 생기고 파업은 27% 줄어
복수노조 도입 100일 점검 결과 신규 노조 대다수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상급노조 없는 독립노조로 출범했다. 국내 노조의 고질적 문제였던 상급 단체에 의한 ‘정치색’이 옅어진 것. 하지만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과반수 노조를 배출하지 못해 중소 사업장 위주의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복수노조 100일을 4가지 포인트로 짚어 봤다.
○ 양대 노총 대신 독립노조
이 중에서 각 사업장에서 노조 조합원 과반수를 차지한 곳은 111곳(28.7%)이었다. 시행 초기인 7월 기준 21%에서 늘어났다. 고용부 측은 “현장 근로자들이 정치 투쟁 대신 실리 위주의 노동운동으로 옮겨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 “과격 분규 싫다” 새 경향
과격한 분규를 많이 겪은 사업장일수록 신규 복수노조가 회사 대표 노조로 발돋움했다.
민주노총에서 분화된 129개 노조의 절반이 넘는 65곳(50.4%)이 사업장 교섭권을 가진 과반수 노조가 됐다. 민주노총 사업장으로 사측과 교섭하던 회사에서 독립노조로 많이 옮겨갔다는 뜻이다. 한국노총 분화 노조 중 과반수 노조가 된 곳은 34곳(20.9%)에 그쳤다.
○ 양대 노총 “주 사업장은 여전히 건재”
폭발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복수노조의 실질적인 영향력은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00일 만에 약 500개 노조가 출현했지만 그중 237곳이 택시·버스 사업장이다. 과반수를 차지한 신규 복수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업장이 중부발전(근로자 2183명) 남부발전(1896명) 서부발전(1840명) 등이다. 기존 민주노총 산하 발전노조가 복수노조로 옮겨온 것을 제외하면 금속노조와 금융노조 등 양대 노총 주력 사업장에는 복수노조 바람이 불지 않았다. SK케미칼 등 대규모 사업장에서 생긴 복수노조도 곧 해산했다.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대 노총이 장악한 대규모 사업장은 조직력이 강하고 다양한 갈등을 해결한 경험이 있어 기존 구도를 바꾸기 힘들다”며 “앞으로도 상당 기간 복수노조 등장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 복수노조는 어용노조?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