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으로 암세포 KO… 전통의학으로 통증-합병증 다스린다국내 최초 전이재발암병원…“말기 전이암 환자도 끝까지 책임”
인천성모병원 전이재발암 치료팀이 암 환자의 진료계획을 짜기 위해 모두 모였다. 이들은 우선 환자와 보호자를 만나 환자의 상태에 대해 자세히 듣고 있다. 인천성모병원 제공
김 씨는 충격에 빠져 자신을 받아주는 병원을 찾았다. 마침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은 말기 전이암 환자도 끝까지 책임진다고 하더라”는 이웃의 말에 이 병원 전이재발암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김 씨의 온몸에 퍼진 암 덩어리를 없애는 동시에 통증과 마비를 막기 위한 방사선 치료를 병행했다. 이와 함께 영양과 스트레스 관리, 한의학적 완화 치료와 침구시술, 한의학 명상요법을 병행했다.
○ 국내 첫 전이재발암병원
대다수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이 전이암이나 재발암 환자에게 소홀하다. 치료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말기암 환자에게 더 해줄 것이 없으니 집에서 편히 쉬는 편이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럴 때 환자들은 절망 속에서 극도로 불안한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절망적인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한 병원이 생겨나고 있다. 올해 3월 문을 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은 국내 최초의 전이재발암병원이다.
이 병원에선 환자가 병실을 찾아 이동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동서 의학을 융합한 통합진료를 받는다. 항암 화학요법과 면역치료를 담당하는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방사선치료와 방사선수술 및 온열치료를 담당하는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체력 및 면역력을 강화하고 몸의 회복력을 돕는 한의학과 전문의, 영양관리를 담당하는 전문 영양사, 암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정신과 전문의가 한공간에서 환자를 진료한다. 통합진료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안팎이다.
환자들의 반응은 아주 뜨겁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진료계획을 충분히 설명한다. 이어 치료를 받겠느냐는 동의를 구한다. 이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암 환자들은 감동한다. 올해 상반기 병원 만족도 조사에서도 전이재발암병원은 ‘환자에 대한 관심과 서비스 분야’에서 96점이란 높은 점수를 받았다.
○ 동서 의학의 융합
인천성모병원 전이재발암병원 통합진료에서는 동양과 서양의학이 만난다. 서양의학에 가려져 있었지만 임상 효과가 충분히 검증됐으며 부작용이 적은 한방 치료가 동원된다. 의료진은 “한방 치료는 통증이나 합병증을 많이 줄여 환자를 편안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한의학과 현대의학 의료진이 동시에 환자를 만나 의견을 나누고, 그 가운데 장점만을 선별해 진료에 활용한다. 이 ‘융합 협진’ 체제는 이 병원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런 통합 진료 상담을 통해 환자별로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신체기능을 평가하며 회복하는 단계를 거친다.
○ 진단과 진료에는 최첨단 장비
전이재발암병원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최첨단 장비를 통해 진단과 치료를 한다는 점이다.
암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3차원 영상컴퓨터 단층촬영(3D CT), 3T(테슬러)자기공명영상(MRI) 장치를 도입했다. 이 기기들 덕분에 암 진단의 정확성이 높아졌다.
치료를 위한 첨단장비도 많이 활용된다. 지름2㎜의 암세포까지 찾아내 강한 방사선을 쏘이는 노발리스를 비롯해 무혈 및 무통 초음파 암치료기인 하이프나이프, 국내에서 많은 치료 실적을 거두고 있는 토모세러피와 방사선 치료장비 C-라이낙 등이 있다. 암세포는 정상세포보다 열에 민감하다. 이 점을 이용해 환자 몸속에 고주파를 투과시켜 세포 주변 온도를 43도 정도로 높여 암세포를 없애는 온열치료기도 사용된다.
이 같은 장비들은 암 환자 치료관리 프로그램인 ‘성모IS 전인치료프로그램’에서 풀가동된다. 이 프로그램은 방사선수술, 항암화학요법, 온열치료, 면역세포 치료, 한의학 치료, 정신과 치료, 영양관리, 영성치료 등 인천성모병원이 개발한 말기 암 환자 치료관리 방법이다.
병원은 “고통 없는 치료, 출혈 없는 치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치료라는 3대 진료 철학을 내세워 환자 중심의 통합진료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