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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의 투구읽기] 고든, 파워 직구로 KIA 타선 요리

입력 | 2011-10-12 07:00:00

SK 와이번스 고든 . 스포츠동아DB


무뎌진 방망이 간파…높은 패스트볼 배합
변화구 간간이 섞어 타자들 혼란스럽게해

KIA 6회 만루 심동섭-유동훈 교체 아쉬워

3차전에서도 양팀 투수진은 전반적으로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여기에는 양팀 타자들이 부진도 한 몫 했다. 양팀 선발들과 더불어 투수 교체가 집중됐던 6회초·말을 중심으로 3차전 양팀 투수진의 피칭 내용과 마운드 운용을 짚어보고 싶다.

고든의 파워 VS 서재응의 컨트롤

SK 선발 고든은 직구 위주로 피칭하면서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를 간간이 섞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정규시즌과는 다른 패턴이다. 고든과 정상호 배터리는 KIA 타자들의 스윙이 무뎌진 점을 간파하곤 높은 패스트볼을 많이 배합했다.

이 볼은 위력은 있었으나 완벽하게 제구가 된 편은 아니어서 사실 장타의 위험성도 있었다. 그러나 1회말 KIA 이용규와 이범호에게 많은 파울을 허용하면서도 거꾸로 라이징 패스트볼에 밀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던 것 같다.

2회말 무사 1·2루 위기를 넘기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도 이후 호투의 바탕이 됐다. 3회말 (2사 후) 이용규를 상대하면서, 즉 KIA 타순이 한 바퀴 돈 다음부터는 변화구 구사를 늘려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KIA 선발 서재응의 투구도 훌륭했다. 떨어지는 변화구가 돋보였는데 투구할 때 평소보다 오른 손목의 각도를 약간 아래로 더 틀어 체인지업의 각을 만들었다.

우타자를 기준으로 몸쪽 직구, 이어 낙차 큰 커브를 주로 던지다가도 몸쪽을 노리는 듯 보이면 바깥쪽 슬라이더로 공략하는 패턴도 괜찮았다. 아쉬운 장면은 6회초 (1사 2루서) 최정에게 사구를 내준 것이다. 힘이 떨어지면서 공이 타자 몸쪽으로 치우쳤다.

살짝 어긋났던 KIA의 투수 교체 타이밍

6회초 2실점하는 과정에서 KIA의 투수 교체 타이밍은 결과적으로 약간씩 어긋났다. 서재응을 심동섭으로 교체한 것은 그럴 만하다. 다만 심동섭이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가 됐지만 유동훈보다는 심동섭을 그대로 밀고 갔으면 어땠을까.

심동섭은 박정권에게 볼 3개를 연달아 던졌지만 4구째(스트라이크)와 5구째(볼)는 제구가 잘 됐다. 5구째 직구는 사실 스트라이크였다. 제구력을 찾은 만큼 심동섭이 다음타자 안치용을 상대해도 괜찮았을 것 같다.

● KIA 타자들의 노림수를 역이용한 박희수

6회말 고든을 박희수, 7회말 박희수를 정대현으로 교체한 SK 벤치의 판단은 정석대로였다. 고든은 6회 선두타자 이현곤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는데 이 때 힘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고든을 여기서 교체해도 무리는 없었다. 문제는 그 뒤다. 다음타자 이용규가 볼카운트 0-2에서 기다렸어야 했는데 방망이를 냈다. 안 쳤으면 볼이었다. 2번 김원섭 타석, 볼 카운트 0-1서 나온 박희수는 대타 나지완과 다음타자 이범호를 맞아 직구 일변도로 가다가 마지막에 변화구를 던져 잇달아 삼진을 잡아냈다.


양상문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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