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KIA 1∼3차전 ‘명품시리즈’는 없었다
SK 정상호, 평범한 뜬 볼 처리도 실책
KIA 안치홍, 희생번트 실패 더블아웃
1·2차전 이어 3차전 플레이도 “황당”
눈높이 높아진 팬 ‘답답야구’에 분통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11일 광주구장. 2회 수비 때 SK 포수 정상호는 최희섭의 평범한 뜬 볼을 처리하다 어이없이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이어진 김상현의 볼넷으로 계속된 무사 1·2루, 안치홍의 투수 앞 희생번트는 2루 주자 최희섭과 타자의 더블아웃으로 이어졌다.
SK의 실책이나 KIA의 번트 실패 등 모두 ‘명품 야구’와는 거리가 먼 깔끔하지 못한 흐름이었다.
KIA 우익수 김원섭은 5회 정상호의 플라이볼을 잡다 놓치기도 했다. 안타로 기록되긴 했지만 정상적인 플레이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볼. 2루수 안치홍이 뒤로 물러나면서 두 선수의 콜플레이가 명확치 않아 주춤주춤하다 놓치고 말았다.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SK가 세 번, KIA가 한 번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나눠 가져갈 정도로 양 팀은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팀. 특히 나름대로 탄탄한 공수 짜임새를 갖추고 있고 잘 갖춰진 조직력으로 무장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에서 유독 번트 실패, 주루미스, 수비실책 등이 자주 나오는 반면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답답한 ‘변비 야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SK는 2차전에서 팀 잔루가 무려 15개가 되는 ‘답답 야구’로 몸살을 앓았다. 찬스에서 점수를 못 내는 것은 상대 투수진의 호투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고비마다 주저 앉는 모습에서 타선의 짜임새가 뭔가 흐트러진 모습이었다. KIA는 연장 10회 천금같은 무사 1루 찬스가 차일목의 희생번트 실패로 무산됐다.
최근 수년 동안 포스트시즌은 그야말로 야구팬들에게 감동과 흥분을 선사하는 ‘명품 시리즈’로 박수를 받았다. 3차전까지 펼쳐지는 동안, 물론 몇몇 그림 같은 호수비가 펼쳐졌고 대타 홈런 등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팬들의 눈높이에는 모자란 면이 적지 않다.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