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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들, 친환경 인재 키우려 ‘저탄소 그린캠퍼스’ 급변신

입력 | 2011-10-12 03:00:00

환경부-환경공단 10개大 선정… 1억2000만원씩 지원




명지대 제2공학관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 시간당 50kW의 전력을 생산하는 이 시스템을 통해 연간 400만 원가량의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다. 명지대 제공

최근 세계 주요 대학들이 ‘그린 캠퍼스’로 거듭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캠퍼스에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구축하고 친환경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대학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은 대학의 환경성을 평가해 등급을 매기고 있다. 각 대학을 환경 수준에 따라 4등급으로 분류한 후 각 단계에 적합한 친환경활동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미국은 465개 주요 대학 총장과 3500개 대학연구소가 참여한 기후변화위원회를 구성해 캠퍼스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하버드대는 캠퍼스 녹색화 계획을 진행 중이며 코넬대는 기후변화, 온실가스 감축 등 분야별 전담기구를 설치했다.

국제 흐름에 맞춰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서울여대 동국대(경주캠퍼스) 충남대 신라대 연세대(원주캠퍼스) 영진전문대 명지대 경인교육대(경기캠퍼스) 강남대 계명문화대 등 10곳을 지난달 ‘저탄소 그린캠퍼스’로 선정했다. 이 대학들은 3년간 1억2000만 원과 온실가스 감축기술 지원을 받아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고 녹색활동을 할 리더를 양성하게 된다. 이 대학들은 어떻게 그린캠퍼스를 만들어 왔을까.


○ 서울여대 ‘환경교육에 중점’

신입생은 ‘기후변화와 녹색성장’ 등 환경 관련 강의를 교양필수 과목으로 수강해야 한다. 환경부나 기후변화 관련 환경단체 견학 및 인턴활동을 통해 환경 이론이 어떻게 현장에 적용되는지 배우는 실습 과정도 도입했다. 자연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에코장학금 제도도 운영 중이다.

○ 연세대 ‘태양열로 온수 사용’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각종 시설이 캠퍼스에 설치돼 있다. 스포츠센터에는 샤워기를 틀면 태양열을 활용해 데운 온수가 나온다. 교내 산책로에 세워진 가로등은 태양광을 원료로 작동되고 있어 전기 절약에 도움이 된다. 또 ‘그리닝’ ‘모자익’ 등 다수의 교내 환경동아리를 통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친환경 운동을 하고 있다.

○ 동국대 ‘자연+템플스테이’

캠퍼스 내 사찰(정각원)에서 이뤄지는 명상체험 등 템플스테이를 생태환경교육과 연계하고 있다. 방학 때마다 일반인과 대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2박 3일간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면서 사찰 주변의 숲을 찾아가 명상하고 생태환경을 학습하는 과정을 병행한다. 에너지환경대학을 중심으로 태양광 시설, 신재생에너지 체험시설도 운영 중이다.

○ 충남대 ‘에너지 지킴이 탄소장학금’

충남대 재학생들은 2인 1조로 교내의 빈 강의실을 찾아다니며 전등을 끄고 화장실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을 하고 있다. 학교 측은 ‘에너지 지킴이’ 제도를 통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연간 500만 원 내외)을 지급한다. 인근 중소기업을 찾아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도록 돕는 ‘온실가스 홈닥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신라대 ‘한중일 에코공동인증제’

신라대는 일본 서일본공업대, 중국 상하이교통대, 문천학원대 등과 학생 교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선발된 20여 명의 학생은 교류 학교의 환경 관련 강의를 듣고 학점을 얻을 수 있다. 일본 문부성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환경ESD코디네이터’ 자격증 과정을 한국과 중국에서도 개설해 녹색성장을 이끌 국제적인 환경 인재를 양성할 방침이다.

○ 영진전문대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교내 건물 지하 150m에 파이프를 심어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 관을 순환하는 냉각수가 여름에는 땅속에서 시원해져 냉방에 도움이 되고 겨울에는 따뜻해져 난방에 이용된다. 영진전문대는 오염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면서도 열은 내부에 남는 시스템을 구축해 냉방 에너지 59%, 난방 에너지 70%를 절감하고 있다.

○ 강남대 ‘센서로 에너지 절약’

강의실에 에너지모니터링 및 제어 시스템이 구축됐다. 사람이 없으면 센서가 작동해 조명이 꺼지고 사람이 들어오면 켜진다. 또 교실 안 학생 유무에 따라 냉난방이 조절된다. 학생들의 수강시간과 인원 데이터를 입력해 계절별로 강의실 기온이 에너지 낭비 없이 최적화되도록 하고 있다. 환경 인재 양성을 위해 10개의 환경 관련 교양과목도 편성했다.

○ 명지대 ‘빗물 활용해 물 절약’

교내 곳곳에 저수조를 설치해 빗물을 받은 후 깨끗한 물이 필요 없는 화장실의 변기물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녹색성장,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 등을 주제로 하는 교양과목이 개설됐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춰 미래형 친환경 캠퍼스의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제2예체능관에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샤워실 온수 공급에 활용할 계획이다.

○ 계명문화대 ‘숲 같은 대학’

캠퍼스 조성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인 조경계획을 세워 교내에 소나무, 백일홍 등 아름다운 식물이 많다. 13만460m²(약 3만9464평)의 녹지면적에 무려 4만8429그루의 나무를 심어 2009년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환경디자인 부문 ‘굿 디자인’으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주차 빌딩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 경인교육대 ‘모든 것이 그린(Green)’

G3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교내에 생태 체험 학습장을 조성하는 ‘그린 인프라’, 저탄소 녹색성장 관련 수업과 각종 환경포럼, 친황경 아이디어 손수제작물(UCC) 공모전 등으로 환경의식을 고취시키는 ‘그린 에듀케이션’, 에너지와 자원 절약과 재활용 운동을 지속하는 ‘그린 액션’을 통해 최고의 그린캠퍼스가 되겠다는 것이 경인교육대의 설명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