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기자
기업가의 죽음이 전 세계를 뒤흔든 일은 이례적이다. 그것은 아마 잡스가 단순한 기업인을 떠나 역사에 남을 혁신가 중 한 명으로 꼽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6년 전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항상 갈망하고 항상 무모하라. 하루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라”라고 충고했던 잡스.
잡스가 없는 애플은 그래서 투자자들에게 아직까지 ‘미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애플’의 주가에는 기업의 실적을 넘어 생활 패턴을 바꿔낼 잡스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까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 잡스의 부재로 인해 애플사의 창의와 도전 정신에도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는 냉정한 주가의 세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잡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애플의 주가는 이틀 연속 2% 넘게 하락했다. 반면 경쟁 회사의 주식은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다.
한 유명 펀드매니저는 투자에서 ‘기술의 혁신’이 가장 두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삶의 패턴을 바꿔버리는 기술의 진보라고 하는 것은 아무리 뛰어난 펀드매니저도 예측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잡스의 상상력과 그의 손끝에서 태어났던 기술의 혁신이 그리운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그의 사망 하루 전인 4일 애플의 후임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아이폰4S를 발표했다. 그러나 아이폰5가 아닌 아이폰4S에 사람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변화’를 기대하던 소비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