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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양정규 헌정회 회장

입력 | 2011-10-13 03:00:00

6선 국회의원… 프로복싱 전성기 이끌어




6선 국회의원을 지낸 양정규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사진)이 12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고인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1964년 국무총리비서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뒤 고향 제주(북제주)에서 27년 동안 당선과 낙선을 거듭하면서 7, 9, 12, 14, 15, 16대 의원을 지냈다. 보스 기질이 강해 ‘양 두목’으로 불렸던 고인은 3공화국 시절 여당인 공화당 공천으로 처음 국회에 진출했지만 전통적으로 무소속이 강세를 보이고 연속 당선이 어려운 제주 지역의 특성 탓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 때문에 무소속으로 세 번 당선됐다.

오랜 의정 활동에도 불구하고 고인은 한나라당 부총재와 국회 교통체신위원장(14대 국회)을 제외하곤 주요 당직이나 국회직을 맡지 못했다. 원내총무(현 원내대표)를 두 차례 지냈지만 유신 시절 무소속의원회와 5공화국 시절 제2야당이던 한국국민당에서였다.

고인은 1997년,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의 측근으로 정치적 전성기를 맞는 듯했으나 대선 패배로 좌절됐다. 당시 젊은 측근들이 ‘이 후보의 이미지를 구식으로 보이게 한다’며 그의 접근을 막으려 했지만 타고난 친화력과 충성심으로 이 후보의 마음을 잡았다. 다선 의원으로 국회부의장에 도전할 기회도 있었지만 이 후보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포기했다는 일화도 있다.

고인은 1977년부터 8년 동안 한국권투위원회(KBC) 회장을 지내면서 한국 프로복싱의 전성기를 이끌어 체육계에도 족적을 남겼다. 정치를 떠난 후에는 전직의원 모임인 헌정회의 16, 17대 회장을 맡아 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오정식 여사와 아들 태원(개인사업) 태건 씨(개인사업), 딸 태선 씨(교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영결식은 15일 오전 9시 반 국회 헌정회관에서 열린다. 02-2227-7550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