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국대 특별법회서 발표

불교서지학자인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사진)이 초조대장경과 팔만대장경의 제작 시기와 제작 장소에 관해 새로운 견해를 내놓았다. 박 원장은 동국대 정각원이 13일 오후 5시 서울 동국대 중강당에서 개최하는 ‘고려대장경 간행 1000년 기념 특별법회’에서 이를 발표한다. 발표 주제는 ‘고려대장경의 진실’.
박 원장의 새로운 견해 가운데 하나는 초조대장경의 제작 기간. 그는 초조대장경을 제작하는 데 77년 걸렸다는 지금까지의 학설이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새로운 견해는 팔만대장경 제작 시기. 팔만대장경은 그동안 1236년에 판각을 시작해 1251년에 제작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원장은 대장경 각 경전의 간행기록과 ‘고려사’ 등의 기록을 정밀 검토한 결과 1233∼1236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1237년부터 1248년까지 12년 동안 판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251년은 팔만대장경 완성을 기념하는 경축행사를 치른 시기이지 제작을 완료한 시기가 아니다. 그동안 경축행사를 종료 시점으로 잘못 이해했다. 대장경은 이미 그 3년 전인 1248년에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또 “해인사 대장경판은 강화 선원사에 대장도감(大藏都監)을 설치해 판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판각 장소는 선원사가 아니라 경남 남해”라고 말했다. 팔만대장경 제작 장소에 관해선 그동안 △강화 제작설 △남해 제작설 △강화 남해 공동제작설 등이 제기돼 왔다.
박 원장은 “‘조선 태조가 강화 선원사에서 옮겨온 대장경을 보러 용산강에 행차했다’는 ‘태조실록’의 기록에 따라 그동안 강화도에서 만들었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선원사는 1245년에 창건됐는데 이때는 이미 팔만대장경 판각이 90% 이상 완료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즉 강화 선원사는 팔만대장경과 관계가 없다는 뜻이 된다.
그는 “그동안 팔만대장경 제작을 위해 강화 선원사에 대장도감을, 남해에 ‘분사(分司) 대장도감’을 설치했을 것으로 추측해 왔으나 대장도감 판본과 분사대장도감 판본을 조사해 본 결과 두 곳은 동일한 장소였고 그곳이 바로 남해였다. 남해에서 100% 판각된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