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회견
“일부, 中상당히 두려워해”… WP, 발언 잘못 인용 논란
한국전 기념공원 방문 미국을 국빈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이 12일(현지 시간) 오전 워싱턴 한국전 기념공원에 헌화한 뒤 시설물을 둘러보고 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미국 버지니아 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한 뒤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던진 6·25전쟁 참전 미군 용사들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 워싱턴=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 대통령은 이날 인터넷판으로 보도된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이스라엘 중심에서 (미국의) 전략축이 아시아로 옮겨가는 흐름은 상당히 올바른 변화”라며 이렇게 말했다. 인터뷰는 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하기 전인 10일 진행됐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요즘 아시아 나라들 사이에 영토 분쟁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중국을) 상당히 두려워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중국의 부상을 바라보는 아시아 국가들의 심리를 설명했다.
청와대가 지적한 인용 오류는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의 부상 이후에도) 안보 평화 민주주의 같은 가치들이 유지될 수 있는지 우려하고 있다”는 문장과 △중국의 영토 주장과 지배에 대한 오랜 기억 때문에 “그들(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은 중국에 민주주의 가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취지의 표현을 쓴 적이 없으며, 우려의 이유로 ‘과거 지배’도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부정확한 인용 때문에 한중 관계에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면 해당 언론사에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햇볕정책’이 추진된 10년 동안 북한의 핵문제와 인권, 경제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정부에서도 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도 시간을 끌면서 (상황 개선이 없다면)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정책은 오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며 (북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연한 대북정책’을 언급했던 이 대통령이 인터뷰에서는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에 의미 있는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방문 첫날인 12일 워싱턴에서 동포간담회를 가졌으며 13일에는 알링턴 국립묘지 및 한국전쟁 참전기념비에 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