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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17% 내는데 직원들은 30%”… 버핏, 부자증세 거듭 요구

입력 | 2011-10-14 03:00:00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이 부자 증세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공격하기 위해 자신의 소득세액까지 공개했다. 12일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버핏은 자신의 소득신고 명세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공화당 소속 팀 휼스캠프 하원의원(캔자스)에게 서신을 보내 자신이 지난해 과세대상 소득 3980만 달러(약 461억 원)에 17.4%의 세율을 적용받아 690만 달러(약 80억 원)를 연방정부 소득세로 냈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의 직원들에게 30%대 소득세가 매겨지는 것과 비교할 때 불평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버핏은 소득신고 명세 공개는 거부했다. 그 대신 “다른 슈퍼 부자들이 신고 명세를 같이 공개한다면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할 용의가 있고 준비도 다 돼 있다”며 “부자 400인을 선정해서 이들의 소득신고 명세를 모두 공개하면 의회와 대중에게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정보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제안까지 했다.

한편 미국의 백만장자 4명 가운데 1명은 중산층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돼 버핏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2006년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 백만장자 가운데 25%인 9만4500명에게 연소득 10만 달러 이하 납세자 1040만 명보다 더 낮은 실질세율이 적용되었다고 밝혔다. CRS는 보고서에서 ‘가계소득 100만 달러 이상 부유층 평균세율은 30%로 10만 달러 미만 가계의 평균 세율(19%)보다 높았지만 백만장자 일부는 24% 미만 세율이 적용돼 큰 편차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부유층 소득에서 비중이 큰 투자소득 적용 세율이 15% 이하에 불과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국 투자소득 비중이 클수록 실질세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