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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취객털이 ‘불구속 기소의견’, 왜?

입력 | 2011-10-15 02:00:00

刑집행정지 풀려난 암환자 “생활고로 치료비도 없어”




‘암 치료비가 부족해서….’

13일 오후 11시 40분경 서울 광진경찰서 중곡2파출소의 경찰관은 순찰 도중 술에 취해 쓰러진 사람의 가방을 뒤지던 이모 씨(51)를 발견하고 절도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일명 ‘부축빼기’ 현장을 잡은 것. 붙잡긴 했지만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사연을 물었다. 이 씨는 2006년 강도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5년간 복역하다 폐암 말기 진단이 나와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느라 머리카락이 모두 빠졌고 7월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던 일을 설명했다.

경찰서로 달려온 동생(46)은 “내가 공사판에서 일하며 형을 돌보고 있는데 치료비도 부족하고 생활고를 겪다 보니 형이 돈을 마련하려고 죄를 지은 모양”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형은 “쓰러진 사람을 도와주려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동생은 “몸이 낫는 게 우선이니까 얼른 잘못을 빌자”고 설득했다. 이 씨는 상태가 나빠져 곧 추가 수술도 받아야 할 처지였다.

경찰은 사건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과가 있는 데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보통은 구속 수사 의견을 냈겠지만 말기 암 환자인 데다 사정이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