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여사가 직접 기른 채소에 참기름 등 한국 양념 곁들여백악관 블로그에 메뉴 공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3일 이명박 대통령 부부를 위해 백악관에서 베푼 국빈 만찬의 콘셉트는 ‘한국식 터치의 추수(秋收) 만찬(Fall Harvest Dinner with Korean Twist)’이었다. 전날 저녁 한국식당 방문, 퍼스트레이디 만찬 드레스로 한인 디자이너의 옷 선정에 이어 한국의 맛을 섞은 양식 만찬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코리아’를 배려해 준비한 것이다.
백악관은 13일 블로그(www.whitehouse.gov/blog)를 통해 만찬의 콘셉트와 메뉴를 공개했다. 블로그에는 백악관의 크리스테타 커머퍼드 수석조리장과 빌 요세스 수석디저트조리장이 직접 나와 식단에 오르는 요리의 재료와 레시피(요리법)를 소개하고 조리 시범을 보이는 동영상까지 포함됐다. 만찬 직전 백악관이 세계 각국 기자들에게 공개한 이스트윙 만찬장의 내부 데커레이션도 과일과 꽃들로 장식된 테이블에서 가을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만찬의 콘셉트는 미셸 오바마 여사가 직접 정했다. 요리 재료에는 미셸 여사가 백악관 남쪽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다양한 무공해 채소가 포함됐다. 미셸 여사는 지난주 워싱턴 근교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채소를 수확하면서 “다음 주 이명박 대통령 부부 만찬을 위한 재료들”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첫째 코스는 ‘버터호두 호박 수프’로 백악관 텃밭에서 기른 호박과 한국식 부추를 넣고 끓인 수프에 백악관 벌통에서 짜낸 꿀을 가미했다. ‘초가을 수확 샐러드’로 이름 붙여진 둘째 코스는 백악관에서 기른 적색과 녹색 상추를 무쌈에 말아서 쌀강정, 참기름 드레싱과 함께 올렸다. 메인 코스에는 순무, 호박을 곁들인 텍사스산 와규(和牛·일본 소) 등심 스테이크가 올랐다. 디저트로는 한국과 미국산 배를 끼워 넣은 초콜릿 케이크가 등장했다.
커머퍼드 조리장은 “백악관에서 기른 신선한 재료에 한국식 맛을 가미해 만찬 참석자 230여 명의 입맛을 고루 만족시키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