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끈 없는 대담한 스타일… 4세때 이민온 정두리 씨 올봄 패션쇼에서 발표 “부모님께 빨리 알리고 싶어”
미셸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이 13일(현지 시간) 이명박 대통령 부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한 국빈 만찬에서 한인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선택했다. 만찬에서 미셸 여사는 한쪽 어깨 끈이 없는 대담한 스타일의 화려한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는데 이 드레스는 신진 디자이너 정두리 씨(작은 사진)의 작품이다. 미셸 여사는 백악관 입성 이후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많은 화제를 뿌려왔다. 김윤옥 여사는 단아한 분홍색 한복 차림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취임 후 이번까지 백악관에서 다섯 차례 국빈 만찬을 가졌는데 이 중 미셸 여사가 상대국에 대한 배려의 표시로 그 나라 출신 디자이너의 작품을 입은 것은 2009년 9월 만모한 싱 인도 총리 만찬 이후 처음이다. 올 1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국빈만찬 때는 중국인들이 행복과 번영의 상징으로 여기는 붉은색의 드레스를 입기는 했지만 중국 디자이너의 작품은 아니었다.
정 씨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올봄 패션쇼에서 이 드레스를 발표한 후 미셸 여사 보좌관들에게서 마음에 든다는 연락을 받았다. 원래는 허벅지 윗부분까지 트여 있었는데 보좌관들로부터 영부인 드레스로는 적절치 않으니 옆트임을 조정해달라는 주문을 받아 옆트임을 많이 줄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미셸 여사가 한국 대통령 부부를 초청한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내 드레스를 입을 줄은 몰랐으며 백악관으로부터 사전에 별다른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이민 와 세탁소를 운영했던 부모님에게 빨리 이 소식을 전하고 싶다”며 기뻐했다. 네 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정 씨는 2006년 전미패션디자이너협회(CFDA)가 선정하는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뉴스위크지 선정 차세대 디자이너로 꼽히는 등 주목받는 한인 디자이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