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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영암 코리아 그랑프리]‘폭풍 질주’ 페텔, 한치 추월도 용납 안했다

입력 | 2011-10-17 03:00:00


구름관중 보는 앞에서 16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열린 2011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에 출전한 머신들이 8만4174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굉음을 내며 시속 300km가 넘는 질주를 하고 있다. 2년 연속 종합우승이 확정된 제바스티안 페텔(독일·레드불)은 1시간38분1초994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해 시즌 10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영암=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제바스티안 페텔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속 300km를 넘게 달려온 뜨거운 차체 위로 뛰어올랐다. 굉음을 내던 머신 위에서 발을 구르며 환호했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포뮬러원(F1) 그랑프리의 떠오르는 태양 제바스티안 페텔(24·독일·레드불·사진)이 16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2011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1시간38분1초994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미 올 시즌 종합우승을 확정지은 페텔은 이날 승리로 올 시즌 10번째 그랑프리 우승컵을 차지했다.

올 시즌 남은 그랑프리대회는 세 차례. 페텔은 남은 3개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면 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42·독일·메르세데스GP)가 갖고 있는 한 시즌 최다승 기록(13승)과 타이를 이룬다.

페텔은 15일 열린 예선에서는 루이스 해밀턴(26·영국·맥라렌메르세데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예선에서의 성적순으로 출발선 위치가 정해진다. 해밀턴은 결선에서 출발선 맨 앞에서 출발했지만 한 바퀴를 채 돌지도 못하고 페텔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페텔은 이어 경기가 끝날 때까지 피트 스톱(바퀴를 갈거나 차체를 갈기 위해 잠시 멈추는 것)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선두를 내주지 않고 질주한 끝에 승리했다. 경기를 종료할 때는 2위와의 격차를 12.019초로 벌렸다.

페텔이 처음부터 선두를 질주하는 동안 2위를 놓고 숨 막히는 결투가 벌어졌다. 해밀턴과 마크 웨버(35·호주·레드불)는 0.1∼5초 사이를 오가는 대접전을 벌이며 레이스에 불꽃 튀는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해밀턴은 이날 접지력은 좋지만 내구성이 떨어지는 슈퍼 소프트 타이어를 먼저 장착하고 나왔고 웨버는 처음부터 내구성이 좀 더 강한 소프트 타이어를 끼고 나왔다. 해밀턴의 타이어가 점차 접지력을 상실하며 웨버에게 추월을 허용하려는 순간이 닥치자 해밀턴은 인사이드 코스를 차지하며 기가 막히게 웨버의 추월을 가로막았다. 추월할 듯 추월할 듯 뒤따라가던 웨버는 해밀턴의 인사이드 코너링을 넘어서지 못했다. 승부의 고비가 된 두 번째 피트 스톱에서 해밀턴은 슈퍼 소프트 타이어대신 소프트 타이어를 장착하며 접지력을 회복했다. 해밀턴과 동시에 피트 스톱을 한 웨버는 추월을 위해 접지력이 더 좋은 슈퍼 소프트로 바꿀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대로 소프트 타이어를 고집했다. 타이어를 갈고 출발할 때까지 해밀턴은 3.7초, 웨버는 3.8초가 걸렸다. 두 선수는 박빙의 레이스 끝에 결국 해밀턴이 2위를 차지했다. 웨버는 0.458초 차로 3위에 머물렀다.

한편 이날 페텔과 웨버의 소속팀인 레드불은 각 소속팀 선수들의 시즌 점수 합계로 우승을 가리는 팀 순위(컨스트럭트 챔피언)에서도 종합우승을 확정했다. 슈마허는 16바퀴째를 돌던 도중 다른 차와 충돌해 경기를 포기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8만4124명의 관중이 찾았다. 출범 2년째를 맞은 코리아 그랑프리는 경기운영이나 각종 주변시설정비 면에서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암=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