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을 웃돌던 코스피가 불과 두 달 만에 1,800 선까지 떨어지는 급락장이 펼쳐지면서 국내 증시 주변 환경이 올해 초와 사뭇 달라지고 있다. 은행권의 낮은 금리 때문에 대체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ELS 선호도가 떨어졌고 하반기 기대를 모았던 공모주 시장도 썰렁해졌다. 상반기 증시를 주도하던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의 시세도 상당히 꺾였다. 예전에는 차화정에 속한다는 이유로 주가가 올랐지만 지금은 종목별로 따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폭락장 이후 ELS는 ‘인기 금융상품’에서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지수나 특정 종목 주가가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수익이 나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면 손실을 보는 구조로 설계돼 주가가 예상범위를 벗어나면 원금손실 위험이 커진다. 그동안 ELS는 저금리 시대 대체투자 상품으로 각광받으며 꾸준히 시장규모를 키워 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 발행은 작년 3분기 6조3641억 원, 4분기 7조9160억 원, 올해 1분기 9조2014억 원, 2분기 10조5509억 원 등으로 증가세였다. 하지만 3분기 발행 규모는 7조7507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27% 줄었다.
공모주 시장도 한풀 꺾였다. 올해 1월 12개사의 신규상장으로 힘차게 출발한 공모주 시장은 6월에 13개가 상장하면서 하반기에도 대기업 알짜 계열사들의 상장으로 활황을 맞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유럽재정위기 여파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기업공개(IPO)는 8, 9월에 급감했다. 특히 코스피 1,700 선이 무너진 지난달엔 3개사가 상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기업들이 IPO로 발행한 주식 규모는 120억 원으로 8월(291억 원)보다 58.8% 감소했다. 8월에는 7월(3053억 원)보다 90.5% 급감했다. 한 증권사의 IPO 담당자는 “8, 9월 폭락장의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