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일언 코치. 사진제공|SK 와이번스
■ SK 최일언 코치가 SK 김광현에게
광현아, 나는 요즘 전남 강진에 있다. SK 재활코치를 떠나서 NC 다이노스 투수코치로 부임한 것은 이미 알 거다. 원래 밤까지 투수들을 가르치지만 플레이오프(PO) 시간만 되면 TV를 켜고 야구를 시청하게 해. 보는 것도 공부라고 생각해서지. 그러나 16일 PO1차전은 남의 집 불구경하듯 볼 수가 없었다. 광현이 네가 던지는 날이었으니까.
왜 왼쪽 다리가 빠질까, 왜 어깨가 빨리 돌까, 왜 힘이 잔뜩 들어갔을까 안타까움이 들었지만 제일 크게 와 닿았던 생각이 뭔 줄 아니? ‘광현이가 책임감을 어깨에 지고 던지는구나’였어.
김광현이 얼마나 책임감이 강한 투수였는지 나는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단순히 광현이 네가 피칭을 다시 할 수 있는 투수가 됐다는 차원을 넘어서 이제는 너의 몸을 알고, 어떻게 관리해야 되는지를 알게 되어서 나는 더 보람 있었다. 그런 각오, 그런 마음으로 꾸준히 관리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믿음은 지금도 변함없어.
이제 SK를 떠났지만 이 말만큼은 꼭 해주고 싶었다. ‘김광현은 김광현이고, 류현진은 류현진’이라는 것이다. 김광현은 변화구나 경기운용이 아니라 한가운데 강속구를 힘으로 던지는 투수라는 것이다. 언제나 김광현이 김광현답기를 바란다.
정리|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