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과 해태, 그 애증의 관계
‘국보’, ‘무등산 폭격기’란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선동열 KIA 신임 감독은 과거 해태 시절 ‘타이거즈 왕조’를 이끈 주역이었다.
선 감독은 입단 첫해였던 1985년부터 일본으로 진출하기 직전인 1995년까지 11년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해태는 이 기간 1986∼1989년 4연속 한국시리즈 패권을 비롯해 무려 6번 챔피언에 올랐다. 2009년 우승까지 포함해 ‘타이거즈 V10’ 중 선 감독의 손끝에서 맺어진 결실은 무려 6차례나 된다.
주니치에서 돌아온 뒤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을 거쳐 삼성 수석코치∼감독 등을 지냈지만 선 감독은 타이거즈와 일정 기간 거리를 뒀다. 그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젠간 분명히 고향팀에 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처럼 빨리 복귀하리라고 짐작한 이는 드물다.
결국 지난해 삼성 사령탑에서 물러난 게 결정적 계기라면 계기가 된 셈.
15년의 세월 동안 타이거즈는 해태에서 KIA로 주인이 바뀐 지 이미 오래다. “타이거즈지만 기업 자체가 해태와 KIA로 다르지 않나. 이젠 해태가 아니잖아”라는 선 감독의 말에 많은 뜻이 담겨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