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다. 16, 17일 실시된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 50대 이상, 강남지역,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나경원 후보로의 표 쏠림이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남은 서울시장 선거전은 나 후보(42.4%), 야권무소속 박원순 후보(41.1%)의 박빙 접전으로 치닫고 있다.
○ 강남은 나경원, 강북 서 지역 박원순
남성의 민심이 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나 후보의 여성 지지율은 40.7%로 본보의 4일 조사(40.5%)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남성층에서는 44.1%를 얻어 4.5%포인트 올랐다. 반면 박 후보의 남성 지지율은 42.8%로 12일 만에 8.0%포인트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의 나 후보 지지층이 더 견고해졌다. 50대 이상에서 나 후보의 지지율은 63.0%로 박 후보(20.3%)보다 3배 이상 높았다. 4일 조사와 비교하면 나 후보는 9.1%포인트 올랐고 박 후보는 10.0%포인트 빠졌다. 다른 연령층은 지지율 변화가 거의 없었다. 다만 40대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4.8%포인트 빠졌고 그만큼 부동층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적극 투표층에서 나 후보(47.9%)와 박 후보(41.7%)의 지지율이 더 벌어진 건 박 후보를 지지하는 20, 30대,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 의향에서 50대 이상, 한나라당 지지자들보다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코리아리서치 원성훈 이사는 “박 후보의 단일화 ‘컨벤션 효과’가 잦아들고 한나라당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접전 양상으로 가고 있다”면서 “양측 지지층은 대체로 다 결집한 것으로 보이며 막판에 누가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더 이끌고 갈 수 있을지가 최대 변수”라고 말했다.
○ ‘후보 도덕성과 자질’ 첫 번째 기준
나 후보가 서울시내 건물을 매입해 13억 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에 대해선 문제 있다는 답변(43.0%)보다 문제되지 않는다는 답변(47.8%)이 약간 많았다. 20대(51.5%)와 30대(55.6%)에선 문제 있다는 응답이, 50대 이상(57.9%)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지역별로도 강북 서 지역은 문제 있다는 의견(51.5%)이, 강남지역은 문제없다는 의견(57.2%)이 더 많았다. 대체로 후보 지지율 추이와 비슷했다.
박 후보가 작은할아버지의 양자로 입적해 병역단축 혜택을 봤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문제없다는 응답이 57.2%로 문제 있다는 응답(32.6%)보다 훨씬 더 많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문제 있다는 응답이 5.3%포인트 더 높았다. 입대 시기와 맞닿아 있는 20대, 학생층에서 문제 있다는 응답이 각각 41.6%, 48.3%로 전 연령층, 전 직업군 중 가장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서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응답(48.2%)이 문제된다는 응답(41.6%)보다 더 많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통과에 대해서는 찬성이 58.8%로 다수였다. 50대 이상에서 찬성 의견이 가장 높긴 했지만 20∼40대에서도 찬성 의견이 모두 50%를 넘었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선 통과해야 한다는 의견(43.6%)이 통과에 반대한다는 의견(40.9%)보다 약간 많았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