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장식 서강대 기술경영(MOT)전문대학원장은 “우리는 기술과 경영, 인문, 사회를 두루 결합한 융합지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 제공
서강대 기술경영(MOT)전문대학원 반장식 원장(55)은 올해 3월 시작한 대학원 과정의 내년도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그동안 운영하며 느낀 점을 이렇게 밝혔다.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서강대 외에도 고려대와 한양대 등 3곳에서 올해 문을 열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과학 기술 인력이 경영 지식을 쌓으려면 별도의 경영대학원에 진학해야 했다.
“미국에서는 기술과 경영을 융합한 이런 교육 시스템을 1949년 처음 도입해 200곳이 넘는 대학에서 운영 중입니다. 개인이나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하던 기술과 경영의 융합 교육을 대학에서 ‘MOT(Management of Technology·기술경영)’라는 이름으로 체계적으로 시행하는 거죠.”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는 기술 사이의 융합뿐만 아니라 기술과 인문학적 관점의 융합, 마케팅·재무 관점에서 가능한 융합 등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문학, 예술, 디자인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현재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는 기업의 연구개발부서 팀장, 특허법인 변리사, 컨설팅 회사 중견간부와 이공계를 졸업한 학부생 등 5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대학원 측에서는 이들 인력이 기술과 경영 지식을 모두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로 성장해 우리 사회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년 새로운 기술과 가치를 창출하지 않고서는 기업이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것도 기술경영이 오늘날 더욱 필요해진 이유다.
반 원장은 “기술개발 분야만 하더라도 단지 특정 기술을 개발해서는 효율과 속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며 “장기적인 경영전략에 맞춰 기술개발의 우선순위와 자원의 배분 정도를 정하고, 연관된 기술의 개발 순서 등을 잘 조직해 효율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원장은 “자동차만 하더라도 전통적인 기계제품에서 이미 전자와 통신기술, 디자인이 결합된 것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며 “융합 지식은 이론적인 수준이 아닌 현장에 적용될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