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유골.’
V리그 남자부 ‘캡틴’들이 19일 서울 청담동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말 속에 뼈를 담았다.
진행자가 “자신이 속한 팀의 장점을 말해 달라”고 부탁하자 대한항공 주장 장광균(30)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 팀은 아시다시피 세터(한선수)와 리시브가 좋다. 한명의 선수나 공격에 의존하지 않아 루트가 다양하다. 다른 팀이 상대하기 까다로울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가빈의 몰빵 배구를 겨냥한 듯 했다.
삼성화재는 사상 최초 V리그 4연패를 이뤘고, 프로배구 출범 후 매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반면 대한항공은 작년 처음 챔프전을 치러 단 한 경기도 따내지 못해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을 들었는데 이를 빗댄 발언이었다.
두 주장이 불꽃 튀는 설전을 벌이는 동안 현대캐피탈 최태웅(35)은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꺼냈다. 그는 “우리 팀은 범실이 많은 게 장점이다”고 한 뒤 “농담이다. 공격력과 블로킹이 작년보다 좋아졌다”고 했다. 사실 현대캐피탈은 고비 때마다 실수를 저질러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디어데이 후 최태웅을 만나 아까 말의 속뜻을 묻자 그는 “맞다. 중요할 때 범실이 많고 기본인 서브와 리시브가 좋지 않다. 상대가 우리를 만나면 아주 편한 배구를 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이 부분이 나아지지 않으면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동료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