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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55회 국수전… 상대 진영부터 깨기

입력 | 2011-10-20 03:00:00

○ 박정환 9단 ● 이창호 9단
본선 8강전 3보(47∼70)




한국 바둑계에서 조훈현 국수와 이창호 9단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질 않는다. 둘은 한국 바둑의 위상을 세계 1위로 올려놓은 불세출의 천재들이다. 이 9단은 책 ‘부득탐승(不得貪勝)’에 보면 자신을 내제자로 키운 스승에게 이렇게 감사를 표시했다. ‘나는 조훈현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 비로소 넓은 세상을 시야에 담을 수 있게 된 난쟁이에 불과했다.’ 아름다운 스승과 제자 사이다.

흑 47, 49는 좌변 끊는 수를 엿보면서 백을 삭감하는 수법. 하지만 우변을 키우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 백 50은 흑 51을 불러온 악수였다. 참고 1도처럼 바로 백 1이 침입할 곳이었다. 흑 12까지는 실전과 같지만 ‘가’에 흑 돌이 없는 만큼 백이 타개하기가 쉬웠다.

흑 51이 놓이자 우변 흑 진영이 깊어 보인다. 박정환 9단은 백 52로 깊숙이 침투한다. 흑 53의 행마는 정수. 참고 2도처럼 흑 1로 씌우는 것은 백 2, 4를 선수하고 백 6으로 뛰면 쉽게 자세를 잡는 모습. 흑 7로 씌워도 백 8로 붙여 중앙 탈출이 가능하다.

백은 58로 붙여 흑이 젖히면 호구로 모양을 갖추려 한다. 하지만 흑은 59로 백의 안형을 없애고 61, 63으로 압박한다. 백은 64부터 70까지 반격에 나선다. 승부처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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