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거인 언관이요 사관”
추모문집 ‘거인 천관우’ 표지. 일조각 제공
충북 제천에서 태어난 천 선생은 경성제대에 입학해 광복 후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졸업논문인 ‘반계 유형원 연구’는 지도교수인 이병도 박사로부터 군계일학의 우수논문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 논문을 시작으로 한국 사학계에서 조선 실학 연구가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천 선생은 6·25전쟁 중인 1951년 대한통신 기자로 언론인 생활을 시작했다. 조선일보와 한국일보 등에서 편집국장을 역임한 후 1963년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거쳐 1966년부터 이사 겸 주필을 지냈다. 1968년 차관(借款)업체들의 특혜 및 폭리 실태를 분석한 ‘신동아 필화사건’으로 고초를 겪고 같은 해 언론 일선에서 물러난 뒤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이후 유신체제의 감시와 탄압이 심해지자 한국사 연구에 몰두해 ‘근세조선사연구’ ‘가야사연구’ 등의 저서를 남겼다. 1991년 1월 향년 66세로 영면했다.
700쪽 분량의 추모문집은 ‘언론인 천관우’ ‘사학자 천관우’ ‘민주투사 천관우’ ‘인간 천관우’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남시욱 전 문화일보 사장,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총 62명의 필자가 참여해 천 선생의 업적과 정치관, 세계관, 사관, 통일사상 등을 소개했다.
추모문집에서 여영무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천 선생은 부하 기자들에게 자상하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과 관대한 성격을 가졌으면서도 독재 권력에 대해서는 추상같은 매를 들고 저항하는 자세를 글과 행동으로 보였다”고 회상했다.
민현구 고려대 명예교수(사학자)는 “국사학에서 천 선생은 조선 실학 연구를 개척했고 고대사 체계를 새롭게 수립했을 뿐 아니라 한국사 대중화에도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25일 출판기념회와 함께 서울언론인클럽 주최로 열리는 제26회 언론상 시상식에서는 천 선생에게 대상이 수여된다. 언론인 한길상은 권도홍 전 동아일보 편집부장이, 특별공로패는 민현구 교수 외 7명이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