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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균 사장 “애플에 당한 만큼 공격”

입력 | 2011-10-20 03:00:00


갤럭시 넥서스 “애플 아이폰4S 물렀거라” 삼성전자와 구글이 19일 홍콩에서 최신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세계 최초로 적용한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를 공개했다. 이 OS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모두 쓸 수 있어 개발자들이 더욱 쉽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제공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18일 오후 홍콩에서 기자들과 만나 약 2시간에 걸쳐 작심한 듯 애플과의 특허전쟁에 대해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구체적인 소송 전략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꼈지만 반복적으로 이 말을 강조했다. “(애플에) 당한 만큼, 그들이 우리에게 한 것처럼 공격할 수밖에 없다.”

신 사장은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초반에 미흡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 중 하나라 수비 위주일 수밖에 없었지만 9월 독일 법원의 ‘갤럭시탭7.7’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이 삼성의 태도를 바꾼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신 사장은 “독일 가전전시회 ‘IFA’에서 우리의 신제품 갤럭시탭7.7을 제대로 전시도 못해 보고 철수했다는 얘기를 듣고 참 (마음이) 그랬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맞대응하지 않으면 삼성전자의 사기는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소송의 속내가 따로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며 “그 사람들(애플)이 우리에게 하는 것처럼 모든 능력을 동원해 대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사장은 향후 합의를 위한 ‘협상’은 현재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 추도식에 참석한 것과 특허문제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특허전으로 우리 브랜드의 자존심을 잃었다. (특허전은) 이제 시작으로, 상당 기간 갈 것”이라고도 말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법무 인력을 보강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1등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력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느껴 법률 전문 인력을 더 늘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신 사장은 “‘갤럭시 넥서스’는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당하지 않도록) 애플이 대외적으로 표방한 특허를 쓰지 않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소송 대응과 동시에 특허분쟁을 피하기 위한 회피 작업도 병행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말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디자인권 침해 문제로 유럽에서 갤럭시탭 판매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에도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여러 가지 라인업을 마련해 (애플의 디자인권을 피해) 갤럭시탭의 디자인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