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 내달 3일부터 한국 순회공연
LG아트센터 제공
“그동안 한국에서는 슈베르트를 중심으로 한 독일 가곡(리트)을 노래한 적이 많았죠. 이번에는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를 부릅니다. 18세기 곡들은 자연스럽게, 사실적으로 노래해야 하면서도 재즈 같은 자유로움, 다이내믹한 면을 갖췄다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이에요.”
그는 “내가 가진 인문학적 지식은 작품 해석과 직접 연관된다. 곡이 만들어진 시기의 배경과 문화에서 영감을 얻고, 얼마나 다채롭게 노래할 수 있는지 배운다”고 설명했다.
보스트리지는 최근 그의 연구 주제였던 바로크시대 성악가들에 대해서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이탈리아 테너 파브리는 비발디의 오페라에 특히 뛰어난 재능을 보여줬지요. 비발디는 성악가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을 작품에 많이 반영했습니다. 헨델은 이탈리아 테너 프란체스코 보로시니를 위해 아리아를 작곡했습니다. 이들이 불렀던 노래를 지금 다시 부르는 일은 역사 속 인물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과업이며 스스로를 겸손하게 하는 도전입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바로크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와 호흡을 맞춘다. 그에게 18세기 테너 파브리의 존재를 알려준 친구가 바로 이 악단의 리더이자 시대악기(작곡 당시 쓰였던 양식의 악기) 연주자인 파비오 비온디(50)다. 에우로파 갈란테는 비발디의 ‘사계’를 파격적으로 해석한 연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비온디가 연주하는 ‘사계’의 속도감과 강렬한 에너지는 유명하죠. 2000년에 바흐의 칸타타와 아리아를 그와 함께 녹음했는데 진정한 몰입을 경험했어요.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을 그와 함께 들려드리고 싶네요. 열정적인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훤칠한 키에 성악가로는 다소 호리호리한 스타일인 그에게 ‘몸매 관리’ 비법을 물었다. 내내 차분한 목소리로 지적인 면모를 보이던 그가 한참이나 파안대소하더니 “원래 이렇다”고 웃으며 답했다. 마지막 질문이 끝나자 그는 “오늘은 모처럼 쉬는 날”이라면서 “딸을 학교에 데려다준 뒤 하굣길에 기다렸다가 같이 테이트모던 미술관을 둘러보고 산책도 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i: 11월 3일 오후 8시 울산 현대예술관, 4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6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8일 오후 7시 반 대전문화예술의전당. 3만∼9만 원. 02-200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