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는 20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올해 3분기에 매출 6조2687억 원, 영업손실 492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4% 줄어들었고, 손실액은 2분기(4∼6월) 483억 원에서 10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낸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누적 적자 3371억 원을 더해 연간 1조 원 이상의 손실이 날 수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유럽 및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TV시장이 예상보다 깊은 침체에 빠지면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게다가 3분기 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차손이 크게 늘었다. 꾸준히 발생하는 매출은 그때그때 환율에 따라 원화로 환산하지만 달러로 받아둔 선수금은 분기 말 환율을 일괄 적용해 손실처리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평가손실 등 비(非)경상요인을 제외한 3분기 실질 영업손실은 약 2600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새로 밝힐 내용이 없어 따로 간담회를 갖지 않기로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대한 부담 때문에 권 사장이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간담회 대신 보도자료를 통해 “품질과 시장점유율, 원가 등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기침체에 비교적 선전해 왔으나 아쉽게 분기 말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환 평가손실로 영업손실의 폭이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가 절감 및 재고 조정 등을 통한 체질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호전된 결과를 빨리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이 조만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해 터치스크린 시장이 커지는 것이 첫 번째 근거.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주도적으로 터치스크린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TV 수요도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주력 3차원(3D) 패널인 필름패턴편광안경(FPR) 방식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 희망적이다. 중국의 시장조사기관 AVC에 따르면 올해 초 출시된 FPR 방식 3D TV는 9월 기준 중국 3D TV 시장의 52%를 점유하며 셔터글라스(SG) 방식을 앞섰다. FPR 방식 3D TV 패널은 현재 LG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하고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