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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투표’ 北 개입 시도 잇달아

입력 | 2011-10-21 03:00:00

공작원-대남방송 움직임 포착… 정부 단속근거 없어 속수무책




내년 재외국민 선거에 대한 총련의 조직적 참여 우려를 전한 본보 8월 17일자 A10면.

내년 재외국민선거를 앞두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등 친북 성향 세력이 북한의 주도 아래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북한이 대남공작원이나 대남방송 등 각종 방법으로 남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가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며 “재외동포가 많이 사는 일본에서 최근 국적회복 신청이 늘어나는 상황도 그런 이유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최근 이런 내용을 해당 부처에 통보하고 대책을 세우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무국적자인 총련 등 재외동포가 재외국민 등록을 거쳐 대한민국 여권을 신청하면 이를 발급해주고 있다. 친북 성향의 재외동포들이 북한의 지침을 받아 이 절차를 통해 한국 국적을 회복하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다음 달 13일부터 재외선거인 등록이 시작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총련 사람들을 포함해 전 세계의 북한 국적자와 관련 단체에 지시만 내리면 이들은 그대로 따르게 돼 있다”며 “5만 명에 이르는 총련계 한국 국적자가 이런 지침을 받아 모두 투표권을 행사할 경우 선거 판세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현행법으로는 이를 막을 근거가 없고, 내년 총선까지 새 법을 만들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