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비좁아 6명만 자살여행… 차에 못탄 1명 신고해 5명 구조
“나를 따돌리고 너희들만 죽을 순 없지….”
동반 자살을 하기로 해놓고 자신을 빼고 일행들이 자살 여행을 떠나자 당사자가 이 사실을 곧바로 경찰에 알려 자살을 막은 해프닝이 벌어졌다. 고모 씨(26)는 18일 오후 3시경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를 찾아와 “인터넷에서 만난 남자 6명과 여자 1명이 동반자살을 하기로 했는데 나만 빼놓고 6명이 자살하러 갔다”고 신고했다. 경찰 수사실종팀은 곧바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이들이 타고 떠난 렌터카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들이 탄 차량이 오후 10시 20분경 경기 가평군 청평을 지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가평경찰서에 연락해 이들 가운데 차량에 타고 있던 2명을 가평역 인근에서 붙잡았다.
또 추적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차에서 미리 내려 가평의 한 모텔에 투숙했던 3명도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자살을 계획한 정모 씨(40)는 종적을 감춰 경찰이 추적 중이다. 조사 결과 이들은 수원역에서 승합차를 빌린 뒤 번개탄 8장과 연탄, 수면유도제, 유서 등을 싣고 6명이 함께 탔지만 자리가 비좁다며 김 씨만 빼놓고 자살 여행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경찰에서 “약속을 어기고 자기들끼리 떠나 화가 나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