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최근 3년간 우리나라 해외 자원개발 진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까지 석유, 가스, 유연탄 등 37개 광종 대상 419개 사업이 추진됐다. 이 중 130개는 경제성 미흡 등의 이유로 사업이 사실상 종료됐다.
자원개발은 일반적으로 탐사, 개발, 생산의 3단계 과정을 거친다. 탐사 단계만 2, 3년이 걸리고 개발과 생산 단계까지 가려면 통상 8∼10년 소요된다. 투자비도 엄청나다. 가령 탐사에 100만 달러가 들었다면 개발과 생산까지는 수억 달러가 필요하다. 성공하면 큰 이익을 얻지만 실패하면 시간적 재정적 손실이 막대하다.
광산 개발과 사회기반시설 구축을 연계하는 패키지형 자원개발 모델은 이런 자금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는 탐사나 개발 여지가 많은 아프리카와 남미 등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대표적인 게 2006년 광물자원공사 등 한국 컨소시엄이 개발 단계부터 투자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프로젝트다. 올해 생산 공정이 대부분 완료돼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생산이 시작된다.
국내 기업의 발 빠른 해외 진출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자원외교도 자주개발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정부 때 18.5%이던 유연탄 우라늄 등 6대 전략광물의 자주개발률은 지난해 27%로 상승했다. 우라늄 자주개발은 현 정부 들어 시작됐다. 아프리카와 남미 등에서 차세대 에너지원인 리튬과 희토류의 안정적인 확보 기틀을 다진 것도 자원외교 덕분이다.
현 정부에서 자원외교를 통해 체결한 양해각서(MOU)와 계약은 모두 33건이다. 실제 사업 계약이 5건, 인력과 기술, 정보 교류 등 협력 계약이 5건이다. 12건은 현재 추진 중이며, MOU 체결 후 자료 분석과 탐사 등을 통해 사업성이 미흡한 것으로 판정된 11건은 종료됐다.
통상적으로 국가 간 자원개발 협력은 MOU 체결로 시작된다. MOU 체결 후 개발에 필요한 정보 교류 등의 협력관계가 추진되고 다음 단계로 가는 데 최소 2, 3년이 걸린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라 기초적인 조사나 탐사 등을 통해 확인할 사항이 많고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자원개발의 성패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진행 중인 사업은 더욱 그렇다.
치열한 자원 확보 경쟁으로 국가 간 윈윈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자원외교는 그 어느 때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자원외교가 만능은 아니지만 진출 국가의 여건에 맞는 맞춤전략으로 자원외교에 나선다면 자원부국의 꿈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