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전도사’ 박재갑 서울대 의대 교수 등이 18일 ‘한국 담배 제조 및 매매금지 추진운동본부’를 결성했다. 담배를 만들지도, 팔지도 못하게 하기 위한 학술활동과 범국민 서명운동, 헌법소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점잖은 금연운동만으론 담배라는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 교수는 담배 제조 및 매매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도 입법 청원했다. 그러나 담배의 제조와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흡연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마약도 못 없애는 판에 담배를 불법화한다고 해서 지상에서 사라질 것 같지도 않다.
▷담배를 못 없애는 현실에서 흡연율을 낮추는 최강의 수단은 담뱃값 인상이다. 세계은행은 담뱃값을 10% 올리면 담배 수요가 선진국에선 4%, 개발도상국에선 8%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경고문구 삽입, 광고 제한, 금연구역 강화 등의 비가격 정책으로는 기대하기 힘든 효과다. 담뱃값 인상은 특히 청소년 흡연율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다. 미국의 고교생 흡연율이 1995년 36%에서 2001년 25%로 하락한 주요인도 가격 인상이다.
이형삼 논설위원 h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