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마찬가지로 당신이 오늘날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월가 점령시위나 티파티 운동만 쳐다본다면 미국의 참모습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대부분의 미국민은 이를 알고 있는 듯하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민은 월가 점령시위보다 아프가니스탄전쟁, 어맨다 녹스(최근 이탈리아 법원의 무죄 판결로 살인혐의를 벗은 미국 여대생), 2012년 대선,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망 등 다른 주제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경제에 대한 관심은 월가 시위에 대한 관심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높다.
(언론의) 카메라는 이색적인 비주류들에 주목하고 있지만 미국민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가치관을 고치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분노와 비관주의에서 비롯됐다. 미국민의 70%는 미국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이 미래에 대해 비관적일 때 아기를 적게 갖게 된다. 확실히 미국도 출생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이는 국립건강통계센터의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두 번째, 미국민들이 회복하려는 규범은 노력과 이에 따른 대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규칙을 어겼음에도 여전히 보상받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구제금융은 노력과 대가의 관계를 희미하게 만들었다. 대다수 사람은 생산해낸 것과 비례해 대가를 얻기를 원한다. 은행 구제금융은 부당한 보상을 해줬다는 인식 때문에 지지를 받지 못한다. 미 자동차회사에 대한 구제금융 역시 성공했지만 시장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보상받았다는 점 때문에 직접적인 수혜지역인 중서부 지역에서조차 인기가 없다.
세 번째 규범은 충성심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자유롭게 직장을 옮겨 다니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젊은이들조차 한 회사에서 오래 일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 같은 가치관의 회복은 미국민이 자신들을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있음을 뜻한다. 많은 경제학자는 소비 감소가 단기적으로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의 61%는 소비 감소가 저축 증가로 이어져 경제에 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1820년대에 오늘날과 비슷한 가치관 회복을 경험했다. 당시 사람들은 국가가 너무 연약하고 부패했다고 생각했다. 그때도 사람들은 조용하게 균형을 찾는 노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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