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器 세월흘러 마모… 가벼워져“실리콘 원자수로 정의 ” 주장도
국제도량형위원회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총회를 열고 ‘국제 킬로그램 원기’를 폐지하고 새로운 정의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22일 아사히신문 등이 전했다. 위원회가 원기둥 모양의 원기를 1kg으로 정의한 것은 1889년이다. 이전까지는 1kg을 ‘영상 4도의 물 1L의 질량’으로 정의했지만 물의 밀도가 온도에 따라 불안정하다는 점 때문에 원기를 도입했다.
문제는 안정적인 물질로 여겨져 온 백금과 이리듐의 합금마저 세월의 무게를 버틸 수 없었다는 점. 원기는 파리 근교 세브르의 국제도량형국(BIPM) 내 삼중 금고에 보관해 왔으나 원기를 물로 세척하고 다른 부원기와 비교하는 과정에서 무게가 줄었다. 줄어든 무게는 1억분의 6에 불과해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다.
대안으로는 반도체의 재료인 실리콘의 원자 수로 1kg을 새로 정의하자는 주장 등이 나오고 있다. 실리콘이 안정적인 물질이어서 순도가 높은 결정체를 만들기 쉽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국제도량형위원회는 새로운 질량 기준을 정하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