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는 포문을 어떻게 여느냐가 중요하다. 삼성은 우완 매티스(오른쪽), SK는 좌완 고효준을 내세워 1차전 승리를 겨냥했다. 스포츠동아DB
■ 느긋한 삼성 vs 상승세 SK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 느긋하게 기다린 삼성이 유리할까, 아니면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를 거치며 파죽지세를 보인 SK일까. 한국시리즈(KS) 1차전이 25일 오후 6시 삼성의 홈인 대구구장에서 시작된다. 스포츠동아 양상문·이효봉 해설위원의 눈을 통해 양팀 전략을 비교해보고, KS 챔피언은 어느 팀이 될지 예상해 본다.
SK 투수진 피로 무시 못해
안지만-윤희상이 마운드 키
▲ 양상문 해설위원= 마운드는 전반적으로 삼성이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SK는 준PO 4게임에 이어 PO 5차전까지 치르면서 전체적으로 투수진이 피로가 쌓여 있는 상태다. 특히 PO 5차전에서 김광현이 선발 에이스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고, 정대현이나 정우람 등이 준PO 처음 때보다는 확실히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선발, 불펜 모두 양적, 질적으로 풍부하다. 두 번째 투수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은 안지만이 얼마나 역할을 해 주느냐가 키가 될 것이다. SK 마운드의 키는 윤희상이다. 윤희상이 로테이션상 두 번 선발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데, 윤희상이 중압감을 이겨내고 기대 이상 역할을 해준다면 SK로선 큰 힘이 될 수 있다.
▲ 이효봉 해설위원= 선발도 삼성이 우세하고, 불펜도 삼성이 낫다. 삼성 불펜엔 오승환이라는 걸출한 마무리까지 있다. 단기전에서는 투수력이 중요한데,
삼성은 불펜도 다 필승조다. 용병 매티스와 저마노가 어떻게 큰 경기에서 던져줄지 지켜봐야겠지만, 투수는 확실히 휴식이 가져다주는 장점이 볼에 전달된다. 평소 선발로 활용했던 배영수 차우찬 정인욱을 조커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마운드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개인 능력차이는 크게 없지만 SK는 준PO와 PO를 거치면서 확실히 체력 소모를 많이 했다.
큰 것 한방 싸움…최형우 역할 중요
● 야수진
▲ 양 해설위원= 양쪽 전력상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마운드에서 열세에 있는 SK는 PO를 거치면서 박정권과 정근우가 살아났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SK는 최정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삼성과의 시리즈를 재미있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삼성 공격력이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고, 정규시즌 때도 SK 투수력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SK 투수진이 약해졌기 때문에 삼성 타자들도 어느 정도 화력을 뽐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PO에서도 확인했지만 큰 경기에서는 안타보다도 큰 것 한방 싸움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삼성으로선 최형우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 이 해설위원= 양쪽 테이블세터, 중심타선, 도루 능력, 그리고 주전 야수진의 수비 능력까지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을 정도로 비슷하다.
삼성 1차전 낙승땐 싱거운 승부 가능
SK 승리하면 삼성 심리적 쫓길 수도
● 시리즈 전망
▲ 양 해설위원= 평균적으로 4승2패 정도로 삼성의 우세를 점칠 수 있다. 아무래도 SK의 가장 큰 장점은 불펜인데, 힘이 떨어졌다. 야수 역시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계속하다 보면 피로에 지칠 수 있다. 1차전이 갖는 중요성은 양팀 모두에게 부담이 될 것이다.
삼성 방망이가 1차전에서 꼬인다면 의외의 침체 가능성도 있다. 삼성이 1차전을 내준다면 작년 경우도 있고 해서 심리적으로 쫓길지 모른다. 반면 삼성이 1차전에서 낙승을 거둔다면 시리즈가 싱겁게 끝날 개연성도 있다.
▲ 이 해설위원= 1차전 SK 선발인 고효준은 깜짝 호투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선수다. 좋은 피칭을 한다면 한 게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SK 입장에선 고효준은 물론이고 ‘작은’ 이승호 등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틔우고, 정우람 정대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다. 삼성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KIA, 롯데와 마찬가지로 스케일이 크게 야구를 하면서도 작은 야구까지 펼칠 수 있는 짜임새를 갖추고 있다.
반대로 SK는 지난해 삼성과의 KS 맞대결에서 4승으로 완승을 거뒀고, 5년 연속 KS에 오른 첫 팀이라는 자부심이 큰 힘이 될 것이다. SK가 1차전을 가져간다면 이번 시리즈는 6차전 이후 승부로 갈 것이고, 반대 경우라면 의외로 빨리 끝날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4승2패 정도로 삼성 우세가 예상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