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투표율 60% 넘었으면”… 羅측 “安, 상왕정치 노리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4일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안 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안국동 박 후보의 선거캠프를 전격 방문해 박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멀리서나마 계속 성원하고 있었다. 오늘은 응원하러 왔다”며 “열심히 해서 꼭 원하는 바를 이루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은 응원 메시지를 담은 A4용지 2장 분량의 자필 편지를 박 후보에게 전달했다. 안 원장은 편지에서 55년 전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불씨를 지핀 여성운동가 로자 파크스를 거명하며 “로자 파크스처럼 우리가 ‘그날’의 의미를 바꿔놓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부자 대 서민, 보수 대 진보와 같은 대결 구도가 아니라 누가 화합을 이끌고 누가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박 후보가 이겨서 네거티브 선거운동의 뿌리가 뽑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박 후보 측 송호창 공동 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당과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측은 안 원장과 박 후보를 비판하면서 안풍(安風·안철수 바람) 차단에 나섰다. 나 후보 캠프는 즉각 논평을 내고 “(안 원장은) 박원순 후보 뒤에서 상왕(上王)정치라도 하겠다는 오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 후보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원장이 등장한 것은 박 후보가 어려워졌음을 자인한 셈”이라며 “남자가 쩨쩨하게 치졸한 선거캠페인을 하지 말라”고 공격했다. 나 후보는 이날 거리 유세에서도 “박 후보가 협찬을 넘어 협박 수준으로 안 원장을 끄집어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립대 교수가 특정 정파에 함몰돼 편향된 정치 행위를 하는 건 옳지 않다”며 “교수직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정치를 하려면 교수직을 버리고 정치판에 들어오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