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의 아들’의 박상민
임권택 감독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으로서 여러 작품을 통해 예술적 면모를 과시해왔다. 동시에 그는 1990년대 최고 흥행 감독으로서도 명성을 날렸다.
‘서편제’는 오랜 세월 깨지지 않았던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한국영화사에 남아 있다. 그리고 1990년대를 여는 시기 그는 또 다른 최고 흥행작을 선보였다.
1990년 오늘,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멀티플렉스가 보편화된 요즘과 달리 개봉작이 한 도시에서 한 극장에서만 상영하던 시절, ‘장군의 아들’은 이날까지 58만5897명의 관객이 들었다. 6월9일 개봉 이후 130일 만에 이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때까지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은 1977년 김호선 감독의 ‘겨울여자’로 상영 133일 동안 58만5775명. ‘장군의 아들’은 그 기록을 13년 만에 새롭게 쓴 것이다.
홍성유 작가의 인기 소설을 영화화하며 박상민, 신현준, 방은희 등 신인들을 대거 기용해 스타 등용문 구실도 톡톡히 해냈다. 당시 서울예전 1학년생이던 박상민은 1575명의 지원자 가운데서 선발되어 ‘장군의 아들’의 주인공으로 나섰다.
‘장군의 아들’은 이후 11월2일 마침내 6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서울 관객 기준으로만 흥행 수치를 집계하던 시절, 큰 흥행 기록을 새웠다.
이 기록을 요즘으로 다시 계산하면 전국 관객 200만명이 넘는 성적이다. 당시로서는 ‘대박’이라 할 만했다. 최종 67만8946명을 동원한 ‘장군의 아들’은 이후 속편과 3편 등 시리즈로 이어졌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트위터 @tadada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