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식량계획 토론회… 게이츠-하워드 버핏, 리더십賞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의 빌 게이츠 회장(왼쪽), 하워드G버핏재단의 하워드 버핏 이사장(가운데)이 24일 세계식량계획(WFP)이 주는 ‘조지 맥거번 리더십’ 상을 수상한 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400여 명의 청중이 좌석을 빼곡하게 메운 가운데 게이츠 회장, 버핏 이사장이 세계식량계획(WFP)이 주는 ‘조지 맥거번 리더십’상을 받은 뒤 클린턴 장관과 함께 국제사회의 기아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게이츠, 버핏 두 사람은 빈곤국의 식량 수출을 돕고 소규모 농가의 빈곤문제를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토론에 앞서 바이든 부통령은 축사를 통해 과거 개발원조의 성공사례로 한국을 꼽았다. 바이든 부통령은 “미국은 1950년대 초반 농업연구와 교육, 미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농업을 지원했다”며 “당시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였지만 지금은 경제 강국이 돼 수십만 명의 미국인 일자리를 책임지는 미국의 주요 교역파트너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회장은 “곡물 값이 치솟고 지구촌의 기아가 점증했던 2009년 G20 국가들은 개도국 농업지원에 220억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절반 정도만 겨우 모금됐다”며 “아프리카에서 울려 퍼지는 굶주림의 경적은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마지막 경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버지의 부를 물려받아 편안한 삶을 누리기보다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해 아프리카를 누비고 있는 버핏 이사장은 “3800만 달러를 투자해 병충해에 강한 고구마 품종을 개발하고 아프리카 농부들이 옥수수를 재배할 수 있도록 세계적인 종자업체 몬산토의 기술을 로열티 없이 쓸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케냐 등 식량사정이 열악한 동아프리카 지역의 빈곤층을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식량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토론회를 마친 게이츠 회장은 행사장을 나서면서 한국 기자들에게 “얼마 전 시애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조찬을 하면서 국제사회에 대한 농업지원 방안을 논의했다”며 “한국이 최근 국제사회에 대한 원조 예산을 늘리는 등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이츠 회장은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을 지원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회의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