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만수 형님 대구에 왔다”
대구팬들은 ‘너무나도 당연히’ 한국시리즈(KS)에서 삼성을 응원했다. 그러나 SK와의 KS에서 삼성을 응원한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담겨 있었다. 삼성이 SK 투수들을 더 두들겨서 점수를 내야 투수교체가 이뤄지고, 그래야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필드로 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회말 삼성 신명철의 2타점 적시타로 점수가 나자 삼성 관중석에서는 환호, 연호와 함께, “됐다, 이제 만수 형님 나와라”라는 함성도 들렸다.
25일 KS 1차전에 앞서 선수 소개 때에도 이 대행의 이름이 불릴 때에는 어느 삼성 선수보다 더 박수와 환호가 컸다. 심지어 대구구장 1루 관중석 상단에는 ‘헐크 만수’라는 현수막까지 걸렸다. 이 대행의 모교인 대구상고 50회 3학년3반 동문들이 단체 응원전에 나선 것이다. 아마 생애 최초로 대구구장에서 방문 팀을 응원하는 경험일 터이다. 하루 앞서 24일 미디어데이 장에서도 ‘진풍경’은 잇달아 연출됐는데 행사가 끝난 뒤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장애우 팬이 류중일 삼성 감독이 아닌 이 대행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한 것이었다. 삼성 점퍼에 22번(이 대행의 백넘버)을 새기고 꽃다발을 건네준 팬들도 있었다.
대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