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표류기 문학의 백미인 ‘표해록’을 쓴 장한철 선생을 기리는 기념비가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 한담공원에 세워졌다. 제주시 제공
표해록상징조형물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장시영·90·삼남석유 회장)는 25일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 한담공원에서 장한철을 기리는 기념비를 제막했다. 이 기념비는 높이 5m, 폭 2.5m로 ‘장한철 선생 표해기적지’라고 새겨져 있다.
표해록은 1770년 12월 장한철이 서울에서 열리는 회시에 응시하기 위해 배를 타고 나갔다가 거친 풍랑을 만나 표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장한철 일행은 모두 29명으로 일본 오키나와(沖繩)까지 흘러갔다가 중국 상선을 얻어 타고 돌아오다 상선의 안남(安南·지금이 베트남) 선원들에게 쫓겨나 또다시 표류하다 가까스로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 도착했다. 목숨을 건진 일행은 8명에 불과했다. 이 표해록은 표류의 두려움, 고향에 대한 향수, 모험심 등의 감정이 잘 드러난 표류기로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선 후기 야담집인 ‘청구야담’ 등에 반복적으로 실리는 등 작품인지도와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