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26일 발생한 물류서비스업체 차량 현금 강탈사건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피해 업체에 따르면 A 물류업체의 수송차량은 이날 오전 4시께 현금 5000만원이 든 자루와 물품 등을 싣고 대전지사를 출발해 천안으로 향했다.
천안 성정동의 한 물류회사에 들러 간단한 물품을 건네준 뒤 서울시내 지사로 향하는 일정이었다.
수송차량의 일정은 운전자에게만 운행 전날 알려주는 것이 관행이고, 천안에 들르는 경우도 한 달에 많아야 3~5차례에 불과하다.
범행의 표적이 된 이번 차량의 경우 금융기관 현금지급기에 현금을 채워 넣거나 빼는 '현금수송차량'이 아니고 물품과 귀중품을 수송하는 차량으로, 평소 배달하는 현금은 거의 없고 가끔 수백여만원을 수송할 뿐이었다.
특이하게도 이날은 5000만원의 거액이 배달되는 상황이었으나, 운전자 이 모씨와동승자 유 모씨는 5000만원의 현금이 담긴 자루가 차량 내에 실려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하고 있다.
또 매뉴얼상에는 운전자가 동승자가 차에서 내려 물품을 배달할 수 있도록 조수석 문과 화물칸의 문을 차례로 열어주고 즉시 닫게 돼 있는데 괴한들은 이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괴한들은 화물칸 가장 안쪽에 있던 돈 자루만 노렸을 뿐 다른 물품은 건들지도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처럼 돈자루가 어디에 실려 있었는지 알고, 차량 운행 경로의 길목에서 기다리다가 범행한 것은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면 불가능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내부인이 아니면 몰랐을 노선이나 돈 자루의 위치 등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부인을 비롯한 퇴사자, 동일 수법 전과자 등 다양한 인물들을 상대로 탐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도 "우리 직원들에게도 운행 노선을 전날에나 알려주고, 수시로 노선을 바꾸고 있다"며 "매일 같은 코스로는 다니지 않는데 내부 사정을 잘 알거나 내부인의 도움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4시50분께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 공동어시장 앞 길에서 이씨가 운전하던 모 특수물류회사 현금수송차량에 괴한이 침입, 둔기로 이씨를 마구 때린 뒤 차 안에 있던 5000만원이 든 돈자루를 빼앗아 달아났다.
이 물류회사는 현금과 귀금속, 보석 등 귀중품에 대한 종합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팀
▲동영상=천안 현금수송차량 털려…5000만원 돈가방 들고 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