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강경대응 방침 불구… “옷 벗을 각오 없인 어려워”인천사건 간부들 중징계엔 “인사권 동원 군기잡기”
이 같은 강성 발언의 배경에는 그가 2008년 부산경찰청장 재직 당시 조폭 범죄에 엄중하게 대응해 효과적으로 폭력조직을 관리했던 학습효과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청장은 2008년 3월 부산경찰청장으로 부임하면서 “시민을 불안하게 하는 조폭은 ‘무관용(無寬容)’으로 맞서겠다”며 조폭에 대한 발본색원 의지를 밝혔다. 이후 부산경찰청은 두목급 조폭의 동향을 사전에 파악하고 조폭이 모이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폭력을 예방하는 효과를 거뒀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조 청장은 조폭 문제만큼은 ‘히스테리’에 가까울 만큼 원칙 대응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다만 조 청장이 최근 불거진 경찰관의 장례식장 비리와 인천 조폭 난투극 연루자들을 중징계하자 일선 경찰관들은 조 청장의 ‘무관용 리더십’에 차가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최종 책임자인 본인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은 채 부하 간부들만 징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지역 경찰서의 한 경정급 간부는 “조 청장이 인천 조폭 사건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하는데 그럼 부하 직원들은 뭐가 되느냐”며 “잘못이 있더라도 먼저 책임을 인정하고 조직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총기 사용에 있어서도 일선 경찰관들은 “총을 쏘면 감찰조사를 받게 되고 옷 벗을 각오도 해야 되는데 경찰청장이 쏘라고 해서 맘 놓고 총을 쏠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조 청장이 레임덕을 우려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 청장에 대한 총선 출마설, 청와대 경호처장 내정설 등이 퍼져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자 인사권을 동원해 군기를 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