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리안, 선관위 조치 조롱정동영 “과태료 대납” 글 논란… 조국, 노래 제목으로 투표 독려
26일 실시된 재·보궐선거에서는 자신이 투표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진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인증샷’ 열기가 고조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단순 인증샷은 괜찮지만 특정 후보자에게 투표를 권유·유도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 처벌된다”는 지침을 낸 것을 조롱하는 듯한 인증샷도 올라왔다.
앞장선 사람은 2007년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였던 정동영 최고위원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관위가 마지막 투표방해 활동에 나섰다”고 주장한 뒤 “인증샷 놀이가 법규에 위배된다고 한다. ‘투표합시다’는 안 되고 ‘투표했습니다’는 되고, 이외수 씨가 투표 독려하는 것은 불법이고, 조수미 씨가 하는 것은 괜찮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관위가) 투표율을 두려워한 나머지 이런 일을 한 것 같다”라면서 “만일 투표 인증샷으로 인해 고발이 되면 민주당에서 벌금까지 포함해 커버해 줄 테니 마음 놓고 의사를 표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트위터에 “쫄지 마세요! 만일 과태료 나오면 민주당이 다 부담하기로 오늘 아침 결정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나쁜 투표 거부’를 주장했지만 이날은 트위터에 “(투표율이) 50%를 넘어가면 물구나무서겠슴다!!”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 글을 접한 일부 누리꾼은 “투표 인증샷이 문제가 되어 혹시 과태료를 물더라도 민주당에서 다 내준다고 합니다. 쫄지 말고 인증샷!”이라며 호응했다.
조국 교수는 다른 방식으로 선관위 방침에 반기를 들었다. 야권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멘토단인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를 촉구하는 듯한 글들을 잇달아 올렸다. 조 교수는 오전 10시 29분 “이적의 ‘다행이다’를 모두에게 바친다”라는 글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링크한 것을 시작으로 “들국화의 ‘행진’을 모두에게 바친다” “드렁큰타이거의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를 모두에게 바친다” “김광석의 ‘일어나’를 모두에게 바친다” 등의 글을 연속해서 올렸다. 11시 13분에는 “마지막으로 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를 모두에게 바친다”는 글과 함께 촛불시위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링크했다. 조 교수의 글들에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역시 대단하십니다. 선관위 제재를 피해 노래 릴레이로 의사 표시를 하시는 조국 교수님, 정말 짱이야∼”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선관위는 박 후보의 멘토단에 속한 사람이 투표를 독려하는 것은 곧 박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선거운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유권해석을 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누구든 선거일에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