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진 곳 현역의원 29명 “내년 총선 물갈이” 패닉 상태
서울 국회의원 48명 중 서울지역의 한나라당 의원은 36명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로 보면 강남 3구 6명과 용산구 진영 의원 등 7명을 제외한 29명은 내년 총선에서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나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중구에서조차 박 후보에게 뒤졌다.
양천구에서도 구청장은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나 후보의 득표율은 45.9%로 박 후보(53.5%)에게 뒤졌다. 서초구와 강남구에서는 나 후보가 60% 안팎의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던 여성 유권자들에서도 투표 결과는 박 후보의 리드로 나타났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 후보는 여성 유권자로부터 53.4%를 얻은 반면 나 후보는 46.3%에 그쳐 7.1%포인트 차로 뒤졌다. 남성 유권자들도 55.7%가 박 후보에게 투표해 나 후보(43.8%)보다 11.9%포인트나 표를 더 줬다.
이번 선거 결과는 높은 투표율에서도 예견됐다. 4·27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었던 ‘넥타이부대’의 투표는 이번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26일 오후 6시 39.9%였던 투표율은 8시 마감까지 2시간 동안 8.7%포인트가 늘어 최종 투표율은 48.6%였다. 분당을 보선 때는 오후 6시부터 두 시간 동안 투표율이 9.1%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6·2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투표율(53.9%)이나 성남 분당을 투표율(49.1%)보다 다소 낮은 수치지만 6·2지방선거 때는 휴일이고 성남 분당을은 기초단체 규모의 선거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평일에 유권자 407만 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은 상당히 높은 참여율이다. 투표율도 4·27 강원지사 보궐선거(47.5%), 지난해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보궐선거(40.5%)보다 높다. 박 후보 측은 투표율이 45%를 넘으면 유리하다고 판단해 왔다.
최종 투표 결과 강남 3구의 투표율은 서초구 53.1%, 강남구 49.7%, 송파구 50.2%로 서울 전체 평균(48.6%)보다 높았다. 8·24 주민투표 때 무상급식 반대 투표에 앞장섰던 흐름을 이어가며 보수층 결집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되지만 전체 판세를 뒤엎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강남 3구 유권자는 135만7575명으로 전체 서울 유권자 837만5901명의 16.2%에 불과하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