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멀티숍 ‘콜레트’ 사라 대표
서울패션위크와 연계해 서울시 주최로 17일 열린 제1회 글로벌 패션 콘테스트 ‘패션 블라섬 인 서울’에서 대상을 받은 한뉴만 씨에게 시상을 하는 ‘콜레트’의 사라 대표(왼쪽). 트렌드를 이끄는 거물답지 않게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수줍어하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서울패션위크 제공
서울시와 지식경제부 주최로 17∼22일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서울패션위크에 초대돼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콜레트’의 사라 레르펠 대표를 최근 본보가 단독으로 만났다. 그는 “한국 패션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패션위크 현장을 둘러보니 특히 젊은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눈부시다”고 말했다. 그는 첫 방한이 설렌다며 “안녕, 서울(Bonjour, Seoul)”이라는 메시지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콜레트’의 지하 레스토랑은 주기적으로 테마를 정해 새로운 메뉴와 인테리어를 선보인다. 몇 해 전 선보인 호러 콘셉트. 동아일보DB
콜레트가 매일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 데는 지하층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의 역할도 컸다. 예컨대 호러가 그달의 테마라면 피 흘리는 모습의 마네킹을 레스토랑 곳곳에 배치하고 엽기적인 모양으로 빚은 스테이크를 메뉴판에 올린다. 사라 대표는 “파리의 보통 레스토랑은 지정된 시간에만 점심과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반면, 이곳에서는 언제든 가볍게 배를 채울 수 있다”며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3박 4일의 짧은 방한 일정이었지만 이들은 서울패션위크 동안 많은 가능성을 엿보게 됐다고 말했다.
“저는 김재현 디자이너의 ‘자뎅 드 슈에트’의 감성적인 디자인이 맘에 들어요. 어머니는 ‘헥사 바이 구호’에서 정구호 디자이너가 보여준 깔끔한 선의 미학에 감명을 받으셨다고 하고요.”
프랑스 파리에서 편집매장 ‘콜레트’를 운영하는 모녀가 서울패션위크에서 인상적인 컬렉션으로 꼽은 ‘자뎅 드 슈에트’(왼쪽)와 ‘헥사 바이 구호’. 서울패션위크 제공
사라 대표가 최근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온라인 쇼핑이다. 설립 초기부터 온라인 쇼핑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관련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왔다는 그는 “전 세계 고객들에게 우리가 개발한 상품을 배송하는 일이 재밌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함께 전 세계 곳곳에 지점을 내자는 요청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라 대표는 “제가 직접 물건을 고르고 매장에 배치하는 게 핵심인데 그 모든 곳을 다니며 모든 일에 관여할 자신이 없다”며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콜레트의 힘’은 사라 대표의 천부적인 눈썰미에서 시작되고 끝난다는 프랑스 현지 언론들의 칭송처럼, 그는 이미 그냥 ‘사업가’가 아닌 ‘장인’이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