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이슈와 투표 분석
○ 불만은 있지만 투표는 그대로?
지난해 6·2지방선거 당시 서울시민의 선택을 분석해 보면 25개 자치구 가운데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오 전 시장을 선택한 구는 모두 8곳이었다. 반면 이번 재·보선에서는 강남 서초 송파 용산구 등 4곳만 한나라당 후보를 더 지지했다. 표면적으로 볼 때 오 전 시장의 시정 운영에 실망한 표심이 박 시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막상 동 단위 득표율을 분석해 보면 시정 운영에 대한 실망감이 투표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한강 공공성 회복 사업으로 한강변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시의 전략정비구역 계획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던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동 주민들도 여전히 한나라당 후보를 선택하는 기존 투표 성향을 반복해 보여줬다. 나 후보가 이 두 지역에서 얻은 표는 2만여 표로 박 시장보다 2배 이상 많았고 득표율에서도 44.3%포인트 차가 날 정도였다. 애초 여당 성향이 강한 압구정동을 제외하더라도 여의도에서 나 후보가 65.9%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박 시장의 득표율은 33.7%에 머물렀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 조성을 둘러싸고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용산구에서도 이 같은 투표 행태가 이어졌다. 시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어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확인된 한나라당의 우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의 강세는 이어졌다. 나 후보가 득표율 59.7%를 기록하며 박 시장을 19.7%포인트 차로 제친 것.
박 시장이 이들 지역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비판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그럴 뿐 무상급식이나 한강르네상스처럼 핵심 공약으로 삼았다면 득표율이 크게 올랐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 지역 현안보다 사회적 소속감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